대구 환경단체 "수달·삵 터전에 파크골프장 더 이상 안돼"

입력 2023-03-03 17:11:05 수정 2023-03-03 20:08:23

환경단체 "공사현장에 멸종위기종 서식 추정"…원점 재검토 촉구
대구 북구청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

3일 오전 11시 북구청 앞에서 금호강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변 사수동 파크골프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박성현 기자
3일 오전 11시 북구청 앞에서 금호강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변 사수동 파크골프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박성현 기자

3일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을 맞아 금호강변 사수동 파크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사업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이 발견된만큼 보호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금호강난개발저지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등 환경단체 관계자 20여 명은 이날 오전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수동 파크골프장 공사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의 서식이 확인된 만큼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따라 이들의 보호대책을 수립해야한다"며 "대구시와 북구청은 약탈적 행정을 철회하고 공존의 길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측은 "대구의 파크골프장 수는 28개로 지금도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호강변에만 파크골프장 14곳이 들어선만큼 금호강 일대 파크골프장 추가 건설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21~23일 금호강변 파크골프장 공사현장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수달과 삵을 포착했다.

사수동 파크골프장은 북구청이 추진 중인 '사수지역 생활체육 메카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25억원을 투입, 오는 2024년 5월까지 금호강 둔치 10만5천465㎡ 터에 36홀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현재는 환경단체의 반발과 보호종 발견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대구환경청도 북구청에 적절한 보호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북구청은 생태조사결과를 국립생태원 등에 보내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착공 전 환경영향평가에서 공사 현장 일대가 법정보호종의 서식지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와 공사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조만간 국립생태원 등에서 이곳 생태계에 대한 조사 결과가 오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