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후보 61명 중 선임된 클린스만, 협회 설명에도 커지는 물음표

입력 2023-02-28 18:43:50

뮐러 위원장 "한국 축구에 큰 관심 보여, 매니저 역할 기대"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8일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새 감독인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8일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새 감독인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만 61명, 왜 클린스만이 선택됐나.'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마이클 뮐러 축구협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뮐러 위원장에 따르면 처음 후보군은 모두 61명이었다. 이 가운데 23명을 추려냈고, 다시 5명, 2명으로 후보군을 좁힌 끝에 클린스만 감독이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최종 후보 2명 중에서도 클린스만이 어떤 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우위에 섰는 지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은 없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장점과 그가 생각하는 한국 축구에 대한 비전 등을 설명하기 보다는 감독 선정 절차와 과정만을 반복해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앞서 축구협은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 등 5개 기준을 세우고 감독 후보들과 접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과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동기부여가 잘 돼 있어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후보가 5가지 기준을 충족했다. 그 중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강한 성격 등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었다. 가장 분명한 건 그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매우 원하고 있었다는 점, 함께 발전할 마음과 관심이 다른 후보와 비교해 상당히 컸다는 점이다. 축구 감독으로서의 조건도 충족하지만, 관리자(manager)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의 외국인 감독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감독으로서 3년간의 공백이 있는 등 검증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클린스만은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6년 자국 월드컵에서 3위의 성적을 냈고, 이후 미국 대표팀을 이끌며 2013년 북중미 골드컵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는 2020년 2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을 맡은 뒤 77일 만에 사퇴했고, 그 뒤로 야인으로 지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감독으로선 3년의 공백이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의 전문성, 전술적인 역량 등에선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뮐러 위원장은 "축구는 전술만이 답은 아니다. 어떻게 선수 개개인을 살리고, 스타플레이어를 관리하느냐도 문제다. 여러 요소를 통해 팀워크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전술적인 부분만이 해답은 아니다"고 했다.

'클린스만 사단'에 대해서 그는 "수석코치 등은 협상 중인 상황"이라는 말만 남겼다.

축구협은 독일 대표팀 시절 '재택 논란'을 겪은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 거주를 약속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계약 조건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