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만5천여개 면적 사라져…"첫 불씨 못 막으면 대책도 무소용"
'초대형 산불' 개념 도입해 대응, 2025년까지 울진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 설치
화재 진화용 초대형·시군별 헬기 확충, 산불진화 임도 국내 최초 민유림에 설치
'울진 산불'이 경북에 큰 생채기를 낸 뒤로도 1년 간 경북에서 140여 건의 산불이 발생, 모두 축구장 1만5천여 개 면적을 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첫 불씨를 못 막으면 어떤 대책도 무소용이라는 지적이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와 행정, 소방당국은 지난해 3월 역대 최장 213시간 동안 최대 피해를 낸 '울진·삼척 산불' 이후 더욱 강화한 산불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정부는 기존 '대형 산불'(피해 면적 100㏊ 이상)을 넘는 '초대형 산불'(3천㏊ 이상) 개념을 도입해 국가 총력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2025년까지 울진군에 국립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를 설치해 국가·지자체 공동대응 컨트롤타워를 두기로 했다.
경북도는 도내 화재 진화 헬기를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엔 울진에 담수량 8천ℓ, 진화 면적 2천400㎡인 초대형 헬기(S-64E)를 취항했다. 아울러 오는 2027년까지 도내 22개 시군(울릉 제외)에서 '1시군 1헬기'를 확충한다. 현재는 22개 시군이 18대 헬기를 단독 혹은 공동 운용한다.

경북도는 국내 최초로 국유림이 아닌 도내 민유림(공유림·사유림)에 산불진화 임도를 도입했다. 동해안 9㎞(울진 4㎞, 영덕 3㎞, 포항 2㎞), 내륙 8㎞ 등 모두 17㎞다.
산불진화 임도는 일반 임도(폭 3m)보다 0.5m 이상 넓은 산길로, 산불 방화선이자 진화 인력‧차량 진입로 역할을 한다.
울진·영덕에는 ICT(정보통신기술) 산불예방시스템을 구축, 산림 주변 상황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화재·수목센서 ▷열화상 CCTV ▷AI 딥러닝 등 최신 기술을 갖췄다.
가장 피해가 컸던 울진군은 올해 산불상황실 12곳을 운영한다. 산불감시원도 199명으로 78명 늘렸다. 감시초소 14곳을 두고 무인 감시카메라 13곳을 설치해 24시간 감시한다.

노력이 무색하게도 1년 새 수많은 산불이 경북 산맥을 불태웠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피해 집계를 마친 도내 산불은 137건이다. 이후 2일까지 추가 발생한 산불(9건)을 더하면 146건에 이른다. 축구장 1만5천240여 개 규모(1만5천241.06㏊) 산림이 사라졌다.
도내 산불 상당수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원인이 드러난 대부분은 농지 소각, 담뱃불 등 부주의(86건)에서 시작했다.

당국은 이런 대응보다도 불씨를 만들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산림 100m 이내에서 불을 피우면 처음 30만 원, 회차를 거듭하면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럼에도 농지를 소각하거나 마당에서 쓰레기 등을 태우다 산불을 내는 이들이 여전하다. 울진군은 아예 '무관용 과태료 부과' 방침을 내놨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감시원이 큰 산 일대에서 불 사용을 일일이 막기도 역부족이다. 주민과 등산객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