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시장 지하주차장 착공 언제쯤…주차장 위치도 오리무중

입력 2023-02-26 15:37:46 수정 2023-02-28 10:33:52

상인과 대구시 반대로 기존 계획안 사실상 백지화
함께 사업 선정된 신매시장은 내년도 완공 예정

최근까지도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와 신천둔치 사이 도로에는 북구청이 지난해 추진했던 지하주차장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성현 기자
최근까지도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와 신천둔치 사이 도로에는 북구청이 지난해 추진했던 지하주차장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성현 기자

올 하반기 완공예정이었던 칠성시장 지하주차장 사업이 난관에 빠져 있다. 함께 추진됐던 수성구 신매시장은 지난달 착공에 들어간 반면 칠성시장은 아직 정확한 주차장 위치도 못 정한 상태다.

26일 북구청에 따르면 애초 주차장 위치는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와 신천둔치 사이 도로로 예정됐다. 북구청은 이곳 왕복 8차선 도로 중 4차선을 입체화해 지하 1층 연면적 4천㎡ 규모로 110개 주차면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도로 소유권을 가진 대구시도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북구청은 결국 신천둔치공영주차장 인근 공간을 활용하는 새로운 안을 마련해 칠성시장 상인회 및 대구시 등과 협의를 거치는 중이지만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새로운 위치도 대구시가 추진하는 신천 프로젝트와 사업공간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30면 정도의 기존 노면 주차장을 없애야 하는 탓에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족한 예산도 지하주차장 착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 2020년 관련 사업 예산 95억 3천만원을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교부받아 설계비 5억원 등을 사용하고 남은 90억원을 건설비용으로 책정해 둔 상태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건설 자재 비용이 늘어났다. 지난해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로 침수방지 설비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져 관련 예산 반영 항목도 늘어났다.

새로운 설계안에 대해 상인회와 대구시의 동의를 얻어내더라도 실제 착공 시기는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예산을 교부 받았던 중기부로부터 사업 변경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자체에 예산을 교부하고 사업 마무리까지 4년 정도의 기간이 주어진다"며 "지난 2020년에 예산을 교부받은 칠성시장 지하주차장의 경우에는 올해안으로 최소한의 윤곽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칠성시장 지하주차장 사업은 지난 2019년 칠성시장상인연합회가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 가운데 주차환경 개선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함께 사업에 선정된 신매시장은 지난달 16일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착공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184억원을 투입해 내년 11월까지 연면적 5천298㎡ 규모로 132개 주차면을 완공할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녹지 지역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하는 신매시장과 달리 칠성시장은 신천둔치나 도로 등을 활용해야 하는 탓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조만간 상인회, 대구시 등과 변경안에 대한 결론을 짓고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