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의도적으로 막는 더불어민주당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 관리시설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연 전략으로 지체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 몽니를 부리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폐기물 저장률은 한계치에 임박했다. 특별법 등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7년 뒤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순차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는 지난 20일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 여·야·정 간 이견이 조율됐기에 법안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소위 위원장인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회 시간을 오후 6시로 정하고, 특별법 논의 순서도 당초 28건 중 11번째에서 마지막으로 바꿨다. 결국 소위는 특별법을 다루지 못했고, 다음 소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2일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주 시장은 "원전 운영의 필수 시설인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미루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정파적 이해관계로 법안 심사를 미루고 있는 야당을 비판했다. 앞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21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윤관석 산자위원장에게 유감을 밝혔다.

7년 후에는 원자로에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시설이 포화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원전 가동이 어렵게 된다. 정부는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운전 이후 방폐장 부지 선정을 9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를 경주로 선정했지만, 2009년부터 논의된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은 아직 결론을 못 내고 있다. 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련 ▷관리 체계 ▷부지 선정 절차 ▷원전 내 저장시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10여 년의 공론화 끝에 발의된 법안이다. 진영 논리나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미룰 법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