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메이저리그, 진심의 기록

입력 2023-02-23 11:30:03 수정 2023-02-25 08:30:29

전훈칠 지음/ 싱긋 펴냄

'빅리그'와 관련해 제대로 된 책이 나왔다. 지은이는 2003년부터 MBC 스포츠 전문기자로 재직하면서 유튜브 제작 및 칼럼 연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훈칠 씨다. 그가 얼마나 빅리그에 진심이고 '야구덕후'인지는 그가 풀어내는 프롤로그나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 책은 야구선수의 꿈의 무대인 '빅리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휴먼 스토리'에 가깝다. 그래서 야구 책이지만, 야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 내용 중 너클볼에 대한 소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너클볼은 투수가 던지는 구종 중 가장 미스테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을 찍어 누르면서 던지는데, 축구로 치면 '무회전 킥'으로 볼 수 있다. 변화하는 방향이 예측 불허라 타자의 타이밍을 뺐기가 쉽다. 하지만 문제는 포수도 공을 잡는 타이밍을 잘 못 잡아 당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클볼을 즐겨 사용하는 투수에겐 전담 포수가 있다. 이 책은 너클볼에 얽힌 투수들의 사연이 상세하게 나온다.

책에는 빅리그 레전드가 여럿 등장한다. 특히 외국 선수들 가운데는 일본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무후무하게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면서 최근 빅리그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에 대해 "베이브 루스 이상"이라며 극찬을 보낸다.

한국의 메이저리거들도 당연한 소재로 소개돼 있다. 미국 상륙의 첫 주자인 박찬호를 비롯해 추신수, 김병현, 류현진 등 그들의 도전 역사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마이너리그 생활 ▷스프링캠프 ▷트레이드 ▷타격 장갑의 기원 ▷선수들이 받는 인센티브 ▷머니볼 ▷배트 플립(일명 '빠던') ▷홈구장에 얽힌 일화 등 다양한 주제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지은이는 빅리그에 대해 다룬 영화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지은이는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명장면과 화려한 기록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준비돼 있던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작은 노력과 열정의 순간들이 겹치고 이어지면서 레전드 선수들이 나타나고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라고 평했다. 그의 말처럼 빅리그는 숫자나 성적이 좌우하는 곳이기 전에, 한 편의 드라마 촬영장임을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다. 392쪽, 1만9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