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10살 소녀 183시간 만에 구조…사망 3만7천명 넘어

입력 2023-02-14 07:18:47 수정 2023-02-14 09:12:33

카흐라만마라슈 7개 지역 구조활동 종료…생존자 지원으로 전환 수순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지진 발생 177시간 만에 구조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지진 발생 177시간 만에 구조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사망자가 3만7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의 13살 소년이 18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되는 등 기적의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진 발생 8일째에 접어들면서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3만1천643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서북부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는 최소 4천300명이 숨지고 7천600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혔다. 시리아 정부가 보고한 사망자 수를 합치면 시리아에서 사망자 수치는 5천714명이 넘는다.

로이터 등 외신들이 집계한 두 국가의 사망자 수는 3만7천명 이상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은 이어졌다.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현지 하베르투르크방송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예·오만 구조팀은 이날 오전 안타키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가지안테프주의 마을 이슬라히예에서 40대 여성이 매몰 170시간 만에 살아서 돌아왔다.

이 여성이 구조되기 몇 시간 전 아디야만주의 작은 마을 베스니에서도 60대 여성이 살아서 잔해 밖으로 나왔다.

한국 긴급구호대는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으며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주민들이 건물 잔해 위에 서서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주민들이 건물 잔해 위에 서서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환에 대한 희망이 점차 잦아들고 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AP 통신에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레이노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은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며 생존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여기에 영하의 추위와 배고픔, 추가 여진 우려, 식수 부족, 열악한 위생 상태 탓에 '2차 재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카흐라만마라슈의 7개 지역에서는 구조 작업이 종료되는 등 생존자들에 대한 후속 지원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530만명이 거처를 잃었고, 20만명이 피해 지역을 떠났다.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