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인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본경선 일정이 어제 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전국을 순회하며 7차례 합동연설회를 갖고 다음 달 8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국민 지지를 얻어 정권 수성을 하는 것이 국민의힘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다. 여당 전당대회라면 당심(黨心)·민심과 소통하면서 국가의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전기가 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행태들은 이런 것과는 딴판이었다. 친윤·비윤으로 편을 가르는 윤심(尹心) 논란도 모자라 대통령 탈당·탄핵·분당 논쟁까지 벌이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았다. 전당대회가 아닌 분당(分黨)대회, 사상 최악 여당 전당대회라는 지적이 나오는 지경이다.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지난주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당이 깨질 수 있다. 차마 입에 올리기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했다.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박근혜 대통령 말기 김무성 대표를 빗대 안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과 후보를 동격으로 두는 '윤안연대'를 들고나와 논란을 자초했다. 경선에도 상호 비판과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금도가 있다. 당의 분열과 민심 이반을 초래하는 행위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실망한 민심도 적잖게 작용했다.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로 뽑히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뽑히느냐도 중요하다. 남은 경선 기간엔 집권당으로서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킬 정책을 제시하고, 이전투구가 아닌 페어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다. 당 대표 후보들은 국가의 미래 비전과 개혁 과제, 경제 살리기 정책 등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경선 중립을 지키고 대표 후보들은 남은 경선 기간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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