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가스공사 '날개 꺾인' 페가수스, '8연패' 무력감 벗어던져야

입력 2023-02-13 15:58:02

전반 리드 상황에 후반 역전패 양상, 체력적 부담 발목
기본기 중요, 다시 할 수있다는 자신감 보여줘야

12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KGC와 홈 경기에서 작전타임 중인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KBL 제공
12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KGC와 홈 경기에서 작전타임 중인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KBL 제공

대구의 스포츠 팬들은 지역 연고 프로스포츠팀의 다연패에 민감하다.

창단 후 최다 연패 기록을 달리고 있는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는 지역 스포츠 팬들의 아픈 기억마저 끌어올리고 있다.

당장 지난 시즌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가 구단 역사상 최다 13연패를 기록했었고 올해 가스공사가 팀 창단 최다 8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가스공사는 12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KGC와 홈 경기에서 64대70으로 패하면서 연패 기록을 더 늘렸다.

지난 1월 26일 원주DB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끊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27패(13승)로 한번만 더 패하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첫 관문인 리그 5할 승률 달성은 물건너가게 된다.

문제는 팀의 뒷심 부족으로 인한 패배다. 8번의 패배 중 4번이 전반을 리드하는 상황에서 후반 상대팀의 추격으로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2번의 연장 승부를 포함해 6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12일 안양KGC전이 가스공사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서나 뒤지고 있을때 추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점슛이 꼭 필요하지만 외곽슛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주 득점원 선수들이 일부로 한정돼있어 부담감이 크게 작용, 결국 주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다는 점 역시 가스공사의 약점이다.

1쿼터에서 가스공사는 2점슛 성공률이 67%로 안양의 40%보다 높아 4점차 리드를 가져올 수있었다. 이는 가스공사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안양이 오히려 못해서다. 가스공사는 1쿼터부터 턴오버를 7번이나 범했다. 상대 안양 역시 4번의 턴오버로 가스공사가 공격권을 더 얻었다. 하지만 6번의 3점슛 시도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는 등 가스공사가 충분히 10점 이상의 점수차를 벌릴 수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2쿼터에서는 다행이 7번의 3점슛 중 2개가 들어갔고 이대성과 정효근, 데본 스캇, 이대성 등 주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올리면서 점수차를 10점차까지 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쿼터에서 승부는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가스공사의 5번의 3점슛 시도가 모두 빗나가는 사이 안양은 11번의 3점슛 시도 중 5개를 꽂아넣으면서 턱 끝까지 추격했다. 가스공사는 4쿼터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역전당한 뒤, 다시 재역전은 이뤄내지 못했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봐야 할때다. 공격과 수비에서 기본기를 다시 정립하고 선수와 감독 모두 자신이 맡은 부분에 책임을 다해야한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 역시 "경기를 잘 이어가다 자꾸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공격이나 수비에서 방향성을 잃는다. 기본이 중요하다"며 "일단은 제 잘못이다. 선수들도 부담이 크다. 여러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대구에 둥지를 틀고 있던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캐롯)는 1998-99시즌 프로리그 사상 유례없는 32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도 대구 농구팬들은 끝까지 팀을 응원했고 동양 오리온스는 2001-02시즌 36승 18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가스공사도 할 수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패배로 인한 무력감을 던져버리는 게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