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메카’ 꿈꾸는 경주시…‘지역발전 초석’ 위해 총력전

9일 경주시 SMR 기술 개발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
민간 주도 ‘경주 원자력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도 발족

9일 경주 서라벌대 원석체육관에서 열린 '경주 원자력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일윤 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경북 경주시가 '원자력 메카' 도약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시는 지난해 SMR(소형 모듈 원자로) 국가산단 유치전에 뛰어들어 이달 중순 최종 후보지 발표를 앞둔 가운데, 9일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관계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주를 원자력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한 민간 주도 '경주 원자력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도 이날 출범했다.

경주시는 이날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HMM, 장금상선, 우양상선, 에이치라인해운 등 9개 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MR이 기존 디젤엔진 대체를 위한 새로운 해양선박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대형선박 추진용 SMR 기술을 기발하고 향후 실증을 통한 상용화 기반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특히 HMM, 장금상선 등 국내 대형 해운사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경주시 측 설명이다.

이미 EU(유럽연합), 미국 등은 원자력을 활용한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위해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10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해양·우주 활용을 위한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했다.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들 기관은 협약에 따라 ▷해양용 SMR 개발 및 실증 ▷SMR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인터페이스 기술개발 및 인허가 대응 ▷원자력 추진 선박 운영 전문인력 양성 및 산업 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9개 기관 관계자들이 9일 경주시청에서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주를 원자력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한 민간 주도 '경주 원자력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도 이날 출범했다. 원자력에너지 메카 도시를 향한 시민 뜻을 하나로 결집하고, 시민의 강한 열망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 김일윤 회장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서라벌대 원석체육관에서 열린 출범식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권영해 전 국방부장관, 이원식 전 경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일윤 추진위원장은 "각계 기관과 협력해 경주를 국제적 규모의 원자력에너지 도시로 조성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앞서 SMR 국가산단 지정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왔다. 시는 문무대왕면 일원에 150만㎡ 규모로 SMR 국가산단을 조성해 ▷원전 기자재 수출 ▷핵심 기자재 국산화 ▷SMR 독자 모델 개발 등 원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원전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중순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원자력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에너지원"이라며 "경주를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9일 경주 서라벌대 원석체육관에서 열린 '경주 원자력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일윤 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