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콰이어트 모닝

입력 2023-02-09 13:23:55 수정 2023-02-11 06:38:50

추현호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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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현호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추현호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뚜두두'

알람소리가 들린다. 시간은 새벽 5시 10분. 보통이면 10분만 더 자고 싶다는 생각에 알람을 끄고, 또 끄고 그러다보면 오전 7시가 훌쩍 넘어버리는데 이상하게 이날은 벌떡 일어나진다. 매트를 갈고 요가 영상을 튼다. 20~30분 가벼운 동작과 호흡으로 밤새 굳어있던 몸을 서서히 깨운다.

꼬르륵. 금세 허기가 진다. 아침 식사를 조금 늦춰보려 했지만 도저히 허기를 못 참겠다. 위에 부담가지 않게끔 식사 메뉴는 샐러드와 닭가슴살, 그리고 끓인 누룽지를 선택했다. 좋아하는 테이블보로 덮인 창가 탁자에 앉는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좋아하는 음악을 튼다. 샐러드와 누룽지를 한가득 넣은 입을 우물거리며 창밖으로 고요한 새벽 세상을 바라본다. 어두컴컴해 길에는 사람이 없고 이른 출근길에 나서는 차들만 쌩쌩 지나다닌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식사를 마친 뒤 책상에 앉았다. 간밤 피로에 찌들어 덮어뒀던 좋아하는 중국어 회화 책을 다시 펼친다. 금세 책에 빠진다. 재밌다. 이른 아침 벌떡 일어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던가. 출근 준비 시간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아…안돼. 여기까진 복습을 하고 싶은데. 30분이 3분처럼 흘렀다. 아쉽지만 욕실로 들어간다. 고요했던 새벽 2시간.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다. 마음이 가볍고 깨끗하다. 기분 좋은 하루다. 그런 좋은 하루가 될 것만 같다.

이상 '콰이어트 모닝'을 실천한 기자의 체험기다.

대구 출신 사회적 기업가, 콰타드림랩을 운영하는 추현호 대표가 책을 펴냈다. 콰이어트 모닝. 자기계발서다. 콰이어트 모닝은 매일 고요한 아침, 자기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저자는 무려 지난 17년간 콰이어트 모닝을 직접 실천해왔다. 매일 새벽 5시 전후로 알람 없이도 기상해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며 본인의 고요한 아침 루틴을 만들어냈다.

최근 2030 세대 사이에서 새벽‧아침 시간 활용하기 열풍이 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이나 공부를 하면서 삶에서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이자는 건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챌린지운동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콰이어트 모닝 역시 큰 틀에서 이와 비슷하다. 고요한 새벽녘,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온전히 그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쓰면 된다.

다만 그간의 열풍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고요다. 저자는 운동이나 명상, 책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행위들이 인생에 자양분이 되려면 무엇보다 혼자 고요하게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모든 문제는 방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시작한다."

블레즈 파스칼의 말인데 조용히 앉아 있는 것,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 책 속지 첫 장부터 나와 있다. 누구나 혼자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고요히 머물며 생각하는 시간은 지속가능성, 집중력, 절제, 동기부여를 키워주기 때문에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 졸업 후 첫 사업에 뛰어든 저자 역시 숱한 위기를 맞았는데, 역경의 파도를 수월히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콰이어트 모닝 덕분이었다고 고백한다. 마음의 평정을 갖고 보낸 고요의 시간이 하나의 단단한 배가 돼 역경의 파도가 칠 때마다 무사히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콰이어트 모닝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데?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해?

당연히 들 수 있는 물음이다. 우선 시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저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아침 루틴을 만드는 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으니 꼭 아침이 아니라도 좋다고 한다. 생활 패턴을 살펴보고 여유롭게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대면 가장 좋다.

다음은 무엇을 해야하느냐의 문제다. 이것도 답이 없다. 저자는 독자가 참고할 수 있게끔 운동과 아침식사, 음악, 명상 등 자신이 아침에 실천한 행동을 소개해준다. 이 참고를 바탕으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행위를 하면 된다. 그냥 멍하게 명상만 하다 흘러 보내도 좋다.

자, 모든 준비는 끝났다. 홀로 조용히 보낼 콰이어트 모닝을 생각하며 어서 잠에 들어보자. 256쪽, 1만6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