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세 걷어서 뭐했나"…튀르키예 강진 사망자 1만명 넘었다
입력 2023-02-08 20:13:13 수정 2023-02-09 01:00:24
6일 새벽 규모 7.8 지진과 7.5 규모의 여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8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튀르키예 강진의 진앙지 가지안테프의 주민들은 당국이 수십년간 '지진세'를 걷고도 재난 예방도,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8천57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가 2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은 이를 토대로 양국을 합친 사망자는 1만1천200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가능성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가능성은 30%, 1천∼1만명은 35%로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2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튀르키예 81개 주(州) 가운데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를 재난 지역으로 설정하고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피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구조 작업이 느리고 인력과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불만과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지난 1999년 1만7천여명이 사망한 서북부 대지진을 겪은 후 20여년 넘게 이른바 '지진세'를 걷어 왔지만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초기 대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가지안테프 주민들은 지난 6일 새벽 지진이 처음 덮친 후 12시간이 지날 때까지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고, 저녁이 다 돼서야 당도한 구조대는 몇시간만 일한 뒤 밤이 되자 퇴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는 튀르키예가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9천억 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이 지진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튀르키예 당국은 지금까지 걷은 세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일 새벽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다. 이후 9시간 뒤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작은 규모의 여진도 잇따르면서 튀르키예에서만 건물 6천여 채가 파괴됐다.
튀르키예의 보르사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추가적인 지수 하락을 막기 위해 1999년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24년 만에 이날 주식시장 거래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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