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보름달 뜨는 날, 4년 만에 타오른 달집…"액운 다 달아나길"

입력 2023-02-05 17:55:53 수정 2023-02-05 20:18:39

대구 북구 등 5개·구군에서 열려

5일 북구 금호강변 산격야영장에서 4년 만에
5일 북구 금호강변 산격야영장에서 4년 만에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가 열려 시민들의 소원지가 걸려있던 달집이 타고있다. 박성현 기자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 액운을 쫓는다는 달집이 4년 만에 다시 타올랐다.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인 5일 대구 북구 금호강변 산격야영장에는 오후 3시부터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를 구경하러 온 시민들로 떠들썩했다.

엔데믹에 맞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도 종종 보였고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던 이들도 발걸음을 멈춰 서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이들은 활쏘기와 연날리기를 체험하며 전통놀이를 즐겼고 어른들은 "나 때는~"을 외치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강병현(54) 씨는 "코로나19로 그동안 지역 행사가 없어 아이들도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부족했다"며 "휴대폰으로 하는 게임만 알던 아이들이 직접 전통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5일 북구 금호강변 산격야영장에서 4년만에
5일 북구 금호강변 산격야영장에서 4년만에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가 열려 시민들이 저마다의 소원지를 달집에 걸고있다. 박성현 기자

3만여명의 구름인파가 몰리면서 준비된 소원지 5천장도 금세 동났고 현장에서는 급하게 종이나 펜을 구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높이 13m 폭 12m에 달하는 대형 달집에는 형형색색의 소원지들로 꾸며졌다.

코로나19 전까지 매년 이 행사를 찾았다는 권영애(63) 씨는 "4년 만에 다시 이 행사를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달집이 활활 타올라 나쁜 기운도 다 날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원제는 칠곡향교가 맡았다. 이두복 칠곡향교 총무수석장의는 "엔데믹 시대가 끝나고 다시 정월대보름 행사를 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전염병이 물러가고 개인과 나라가 모두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날 정월대보름 행사는 북구 외에도 동구, 서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 등 6개 구·군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