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다음은 안철수?…대통령실 "安, 정부와 철학 달라" 견제구

입력 2023-02-03 16:38:10 수정 2023-02-03 17:16:08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스타벅스에서 청년들과의 차담회에 앞서 카페에 방문한 어린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스타벅스에서 청년들과의 차담회에 앞서 카페에 방문한 어린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을 향해 "정부와 기본적인 철학이 다른 점이 많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안 의원이 윤안(윤석열, 안철수) 연대를 내세워 최근 여론조사에서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을 뛰어넘자 제동을 걸고 나선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안 의원과 현 정부와 기본적인 철학이 다른 점이 많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비롯한 정책적 지향점도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바쁜 와중에도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만찬, 티타임을 해왔는데 안 의원과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주요 현안에 대한 안 의원과 대통령실의 이견을 예로 들며 "윤심팔이를 할 자격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안 의원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의 경질을 주장해왔는데, 대통령실의 '선 수습·후 경질' 방침과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드 추가 배치를 놓고도 윤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과거 대선 단일화를 두고도 "막다른 코너에 몰린 안철수의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직을 제안했을 때 안 의원이 안랩 백지신탁 문제를 들어 고사한 점은 안 의원의 윤안 연대 주장에 배치되는 사례라는 주장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위해 이리저리 당을 옮기고 보수를 위기에 빠뜨린 안 의원의 정체성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당대회에 말을 아꼈던 대통령실 참모들이 안 의원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나선 데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권 세력들이 '안철수를 띄워야 정치적 공간이 생긴다'고 보고 안철수 띄우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밀려선 안 된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