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얼마 전 드론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했다. 성주 사드 기지에 나타난 드론, 서울 등 우리 영공에 침범한 북한 드론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드론을 이용한 암살이나 테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드론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언제든지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
드론을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조종사가 타지 않고, 비행할 수 있게 된 장치'로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 초 군사적인 목적으로 미국에서 개발된 드론은 최근 민간 분야로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위협적인 존재감이 부각되는 드론이지만 경찰이나 소방 등 치안 분야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실시간 감시와 신속한 대응 조치가 가능해서 활용도가 높다. 드론을 이용해서 인간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거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협을 느끼거나, 오염되어 접근이 어려운 장소나 장기간 해야 하는 임무를 편리하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드론은 2021년 7월 자치경찰이 출범한 이후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섬이 많은 전라남도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드론을 치안 현장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전남 자치경찰위원회가 드론을 활용해서 도서 지역의 치안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에서는 드론과 폐쇄회로(CC)TV를 연계해서 전남 섬 지역 치안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이동식 관제 차량에 치안용 드론을 실어 섬 인근 육지까지 이동한 후 순찰하고, 촬영한 영상을 이동식 관제차량 및 내부 영상망 통합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만약 순찰 중 비상 상황 발생 시에는 관제차량의 음성 및 경고 사이렌 등을 전달할 수 있는 장거리 고출력 음향 전송 시스템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 자치경찰은 드론을 더욱 오랫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산림과 환경 파괴 행위를 감시하고, 중산간 일대 산불 감시 및 실종자 수색, 올레길 순찰 활동에도 활용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8월 제주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와 선흘곶자왈 일대에서 축구장 10배 넓이의 임야를 훼손한 부동산 개발업자 2명을 구속한 사건에도 고성능 드론이 쓰였다. 진출입이 어렵고 광범위한 곶자왈 지대 내 훼손 현장을 촬영하고, 측량에 사용해 수사 활동에서 객관적인 증거 자료로 사용했다.
실종 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공중 순찰에도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지난해 4월 제주 구좌읍 오름 인근에서 고사리 채취객 실종 사고에서 드론이 10분 만에 요구조자 위치를 파악해 구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드론은 시민 안전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수십 명, 수백 명의 공무원이나 경찰관들이 해야 할 일을 드론 한 대가 대신할 수도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많은 노력 끝에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도시 인증' 성과를 거뒀다. 스마트 도시는 교통과 환경, 안전, 주거와 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첨단 IT기술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자치경찰의 주요 업무 분야인 교통, 생활안전, 사회적 약자 보호에 드론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구시가 자치경찰 분야에서 드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스마트 도시 대구'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한편 대구 시민의 안전 향상에도 커다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드론과 함께하는 대구형 스마트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설계) 구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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