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사는 도시근로자 연료비 19%↑… 청년·취약계층 부담 더 커졌다

입력 2023-01-30 09:55:39 수정 2023-01-30 10:49:03

작년 3분기 도시근로자가구 연료비 지출 월평균 6만6천원
월세가구 연료비 전년 대비 19.4% 증가… 자가는 11.4%↑

연초부터 급등한 난방비가 서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 전날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에 걸쳐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랐다. 연합뉴스
연초부터 급등한 난방비가 서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 전날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에 걸쳐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랐다. 연합뉴스

지난해 3분기 월세로 거주하는 도시 근로자 가구의 연료비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도시 근로자 가구(도시지역 거주·가구주가 근로자인 가구)의 연료비 지출은 월평균 6만6천714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1.7% 늘었다.

주거 형태별로 보면 월세에 거주하는 도시 근로자 가구의 연료비(5만2천359원)가 19.4% 급증했고 자가거주 가구와 전세거주 가구의 연료비는 각각 11.4%, 8.4% 늘었다.

청년층, 취약계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가구의 원료비 부담이 자가·전세 가구보다 커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연료비는 전기료와 가스비 등 가정에서 지출하는 광열비를 통칭하는 지출 항목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비에 포함된 전기·가스비도 가계동향조사상 연료비 항목에 편입된다.

동절기 전력 수요 증가와 전기료 인상 등을 고려하면 연료비 부담은 조사 시점 이후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지난해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평균 12.6% 상승,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월별로도 지난해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0∼11월 23.1%, 12월 23.2% 뛰어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 체감이 큰 공동주택 관리비 물가도 4분기에 5.5% 상승하며 2021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는 올해도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적정 시점에 적정 수준의 가스요금 조정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국제시장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공기업의 적자도 누적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