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공공기관들…올해 정규직 신규채용 지난해보다 줄어들 듯

입력 2023-01-24 14:07:04

지난해 2만6천명+α보다 줄어들 전망…사기업 이어 공공기관 채용시장도 얼어붙을 듯
정부, 청년실업 고려해 청년 인턴 채용 규모는 늘리기로…질좋은 일자리 요구에는 못미친다는 지적도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산하 공공기관들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로 인해 올해 공공기관의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4일 기획재정부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300여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신규채용 목표를 지난해보다 더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기관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 2017년 2만2천659명에서 2018년 3만3천984명, 2019년 4만1천322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2020년에는 3만736명으로 줄었고 2021년 2만7천53명으로 다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신규채용이 1만9천237명으로 집계돼 4분기까지 집계를 마치면 연초 목표였던 2만6천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면 2020년, 2021년, 2022년에 이어 4년째 신규채용이 축소돼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원 구조조정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공공기관 기능 조정과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전국 공공기관 정원 44만9천명 중 2.8%인 1만2천442명을 구조조정했으며, 이 중 1만1천81명은 올해 줄이기로 했다.

정원 조정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퇴직·이직 등 자연 감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신규채용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하지만 기존 정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 축소는 고용시장의 한파를 더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기재부는 지난해 81만6천명을 기록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10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9만명,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만명으로 정부보다 더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청년실업을 고려해 지난해 1만9천명이던 공공기관 청년 인턴 채용 규모를 올해 2만1천명으로 늘리고 기존 3·6개월인 인턴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놨다. 하지만 질좋은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요구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