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산 그림 몰두 김영재 영남대 미술학부 명예교수 별세

입력 2023-01-19 11:17:19 수정 2023-01-19 18:56:14

1969~1994년 영남대 교수 재직…향년 93세

40년간 푸른 산 그림을 그려온 김영재 영남대 미술학부 명예교수가 지난 10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고인은 건국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1956년 배문고 미술 교사로 일하다 뒤늦게 홍익대 대학원(회화과)을 다녔다. 1965년 경희대 여자초급대 요업공예과를 거쳐 1969년 영남대 여자초급대학 미술과 조교수로 부임했고, 1974년 영남대 회화과 교수로 옮겼다.

1959년 '봉덕사의 종', 1960년 '석굴암', 1961년 '신종(봉덕사의 종)'으로 3년 연속 국전에서 입선했다. 또한 1965년 서울 시내 미술 교사들의 모임으로 출발한 신기회에 가입했다가 1977년부터 신미술회에서 활동했다.

1986년 제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1986~1987년 한국기독교 미술인협회 회장, 1994~1997년 신미술회 회장, 1995년 한국미술협회 고문, 1996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심사위원을 지냈다. 국민훈장 목련장(1994), 한국미술협회 올해의 미술상(2009), 이동훈 미술상(2015)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에는 '강의 화가'로 불렸다. 1969년 영남대 조교수가 된 뒤 1994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서울과 경산을 오가면서 본 양화대교 부근의 한강 풍경, 대구 근교 낙동강변의 흰 모래사장과 비취색 강물, 수직으로 뻗은 이태리포플러나무 숲에 매료된 영향이 컸다.

산 그림에 몰두한 건 1979년 스위스 알프스 등정 후 몽블랑 등의 장엄한 설산 스케치를 대작 유화로 제작하면서부터였다. 이후 지리산 등 국내 산은 물론이고,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 하롱베이, 안나푸르나, 황산 등을 직접 답사한 뒤 산을 그려왔다.

유족은 부인 윤영섭 씨와 딸 김혜원, 김수연 씨, 사위 강창석, 한재진 씨 등이 있다. 지난 14일 발인을 거쳐 고인의 뜻대로 전우들이 묻힌 괴산호국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