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석열 대통령 ‘이란은 적’ 발언 맹비난…"외교 참모 라인 경질해야"

입력 2023-01-18 18:20:15

윤 대통령, UAE 파병 부대 방문 중 발언 논란
이재명 "매우 잘못된 실언…기초적 사리판단도 못해"
박홍근 "UAE-이란, 관계 개선 중…평화 찬물 끼얹어"
정의당 "우려했던 사고 또 터져…외교적 재앙 가까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과정에서 이른바 '이란은 적'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외교참사'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UAE에 파병 중인 우리 부대를 방문해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라고 밝혔다. 이에 적으로 지목된 이란 정부가 반발하면서 외교 논란으로 불거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순방에도 어김없이 외교참사가 발생했다"며 "대통령께서 뜬금없이 이란을 겨냥해 적대적 발언을 내놨다. 형제국이라는 UAE를 난처하게 만들고 이란을 자극하는 매우 잘못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현지 교민들은 물론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우리 선박도 적지 않은 곤경에 처한다"며 "기초적인 사리판단도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외교안보 기본을 제대로 챙겨보길 권한다"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UAE와 이란은 최근 관계를 개선해 가는 중인데 난데없이 한국 대통령이 평화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며 "장병 격려 발언이었단 해명은 외교 참사 시즌2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실언에 국격이 훼손된 또 한 번의 외교 참사다. 윤 대통령의 잇따른 외교 참사는 무지해서인가, 아니면 무치해서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기초적인 판단도 못 할 정도로 정보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면 준비를 소홀히 한 외교 참모 라인을 모두 경질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우려했던 사고가 기어코 또 터지고 말았다. 바이든·날리면 논란으로 국민들 한숨짓게 한 것이 엊그제 일인데, 이젠 해외 나간 대통령이 말 한 마디로 오히려 천 냥 빚을 지고 있다"며 "변화무쌍한 국제 관계에서 특정 국가를 단순하게 피아로 구분하는 것은 외교적 재앙에 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란은 적' 발언에 대해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이었다"며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