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컴퓨터서 '천화동인 지분' 관련 문서…정민용도 "천화동인 1호=노후 준비용이라 들어"

입력 2023-01-16 21:07:28 수정 2023-01-16 21:50:24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자료사진 연합뉴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자료사진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사업 지분을 약속받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유 전 본부장의 컴퓨터에서 천하동인 1호 지분과 관련된 문서가 발견되는가 하면,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들의 '노후 준비용'이라고 들었다는 정민용 변호사의 법정 증언도 나왔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배임 혐의 공판에 정민용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 2020년 11월께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해 김만배씨에게 받을 돈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정씨는 "천화동인 1호가 유씨 본인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 정진상, 김용과 함께 천화동인 1호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말은 하지 않던가"라고 묻자 "지분에 대한 말을 구체적으로 하진 않았고, '형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이런 식으로는 얘기했다"고 답했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이 구체적으로 얼마를 언급했는지에 관한 검찰 질문엔 "400억원 정도"라고 답했다.

앞서 남욱 변호사도 작년 11월 이 사건 공판에서 비슷한 취지로 증언했다.

당시 남씨는 천화동인 1호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측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지분을 소유한 목적으로는 "도지사 선거와 대선 경선, 대선, 노후 자금 정도를 생각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JTBC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의 컴퓨터에서 지난 2021년 3월 29일 작성된 '골프 잘치기'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김만배 씨의 천하동인 1호의 지분 절반 가량을 천하동인 4호의 남욱 변호사가 갖는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두고 정진상, 김용, 유동규 등 이 대표 측이 김 씨의 지분 일부를 남 변호사의 지분으로 돌려 받아가려 한 증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서는 김 씨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7~2018년 사이 김만배 씨가 여러 차례 "2025년에 천화동인 1호를 '유동규네'에게 넘기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진술한 걸로 확인됐다.

2025년으로 시점을 특정한 것은 입찰 방해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의 공소시효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천화동인1호는 2015년 설립됐으며, 공소시효가 끝나는 시점은 10년 뒤다.

남 씨는 진술에서 "2015년 2월부터는 이미 김 씨가 말하는 '유동규네'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25년에 넘긴다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 이해했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수익의 24.5%(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를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세 사람 몫으로 약속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