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잃어버린 ‘국가 성공 방정식’ 되찾자

입력 2023-01-16 18:50:29 수정 2023-01-16 19:25:50

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마거릿 대처가 노동 개혁에 성공한 것은 본인의 리더십 덕분이기도 하지만 영국 국민의 지지가 원동력이 됐다. 장기간에 걸친 노조의 과도한 투쟁에 질린 영국 국민은 1979년 총선에서 대처가 이끄는 보수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임기 1기 때엔 실업률이 폭증해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영국 국민은 대처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 덕분에 11년 장기 집권한 대처는 '영국병' 치유 성과를 냈다.

위대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탁월한 지도자와 현명한 국민이라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지도자는 국가가 나아갈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 국민을 설득하고, 지혜로운 국민이 거기에 지지를 보냈을 때 그 나라는 성공의 길로 달려갔다. 지도자와 국민의 교감(交感), 협력(協力), 동행(同行)이 국가 발전 요인이 됐다. 박정희의 산업화도 지도자의 리더십과 국민의 굳건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3년 새해를 맞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0% 중후반대로 소폭 하락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둘러싼 '윤심'(尹心) 논란이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요인은 두 가지다. 화물연대의 불법적 작업 거부와 민노총의 극한투쟁 때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관철한 것이 지지율 상승에 주효(奏效)했다. 공정·상식·원칙·법치 등 '윤석열다움'을 보여준 데 국민이 지지를 보낸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요인 중 필자가 더 의미 있게 보는 것은 따로 있다. 윤 대통령이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데에 국민이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윤 대통령이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을 기치로 들고나오자 국민이 호응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개혁과 미래를 국정 어젠다(agenda)로 제시하고, 국민이 거기에 부응해 지지를 보내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 천만다행이다.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 노동·연금·교육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개혁에 따른 고통이 적지 않기에 인기 없는 정책이다. 지난 5년 동안 인기에 영합한 문재인 정권은 노동·연금·교육 개혁에 손을 놓았다.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지지율을 까먹을까 봐 철저히 외면했다. 비록 빈껍데기 지지율은 지켰으나 나라는 골병이 들고 말았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 교감과 협력, 동행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면 매우 반가운 일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힘을 실어주자는 공감대가 국민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대통령과 국민의 교감이 이뤄졌고 이제 협력과 동행이 시작됐다.

건국 이후 우리는 '국가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내며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대통령들은 나라를 번영의 길로 이끌 국정 어젠다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리더십과 역량을 보여줬다. 거기에 국민은 지지로 힘을 실어주며 국가 에너지를 결집시켰다. 잃어버린 국가 성공 방정식을 되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