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생으로 사법리스크 돌파하나…기본사회위원장 직접 맡는다

입력 2023-01-15 18:00:2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기본사회' 구상을 뒷받침할 당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압박이 커지는 상황을 민생 이슈로 돌파하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기본사회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2일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기본사회'는 대선 당시 이슈였던 기본소득은 물론 기본주거, 기본금융 등의 개념까지 포함한다. '기본사회' 구상은 최소한의 삶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국가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골자다.

자신의 상징적인 정책을 책임질 기본사회위원회의 장을 직접 맡으면서 민생 이슈에 공을 들이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이런 이미지를 명절 밥상 민심에 올려 자신뿐 아니라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고 나서 한고비를 넘어서나 했지만,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한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오는 17일 입국할 예정이어서 해당 의혹이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민생경제에 무능한 정부의 실정을 비판만 할 수는 없다"며 "민심이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민주당의 지지세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로서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은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경우, 민생 이슈를 주도해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이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그야말로 소설"이라며 "검찰은 대장동, 백현동, 성남FC도 안 되니 이제는 바람결에 들리는 쌍방울 소리까지 쫓아가느냐"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에서 비명(비이재명)계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려하던 당 분열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당내에서는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이낙연 전 대표를 비난하는 것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됐다.

최근 복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소위 개딸들, 왜 이 전 대표에게 총을 쏘느냐"며 "과거 경선 과정은 잊자. 지금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총을 앞으로 쏘자"고 주장했다.

반면 정청래 최고위원은 "불과 몇 년 전 내부총질 수준이 아니라 아예 내부에 폭탄을 던지고 탈당해 대선 때 '문모닝' 하며 십자포화 했던 바로 그분 아니냐"며 "혼자 여러 사람 혼내려 하지 말고, 그 사람들이 왜 욕을 하는지 먼저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시길 바란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