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또 '베이비 스텝'…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인상

입력 2023-01-13 17:27:59 수정 2023-01-13 20:56:32

금통위, 연 3.25%에서 3.50%로 기준금리 인상
2008년 11월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높은 물가 탓, 미 기준금리와의 격차 좁힐 의도 포함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 두고선 관측 엇갈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재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재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2008년 11월(4%)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통위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p) 올렸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근거로는 높은 물가를 들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돼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4월부터 연속으로 일곱 차례 올랐다. 지난 2021년 8월부터는 1년 5개월 사이 3.00%p 높아졌다. 미국 기준금리(4.25∼4.50%)와의 격차도 한은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0%p 올리면서 1.25%p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이날 1.00%p로 좁혀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 예금금리, 대출금리가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영끌족'과 '빚투족'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 대출금리 상승 폭이 같다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약 3조3천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가계대출자 이자 부담은 1인당 연평균 16만4천원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금융 당국이 최근 금융권에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점을 고려하면 곧바로 대출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0.25%p 인상을 단행했지만 국내 경기 둔화 압력이 고조됨에 따라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두고는 관측이 엇갈린다. 4분기~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의견과 미국 정책 기조 등에 따라 3.75%까지 오를 거란 견해가 팽팽히 맞선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도 최종금리 수준(3~4개월 기준금리 정점)을 3.50% 혹은 3.75%로 제시한 위원이 3대 3, 절반으로 나뉘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성장의 하방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한 1.7%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수출 부진, 국제경제 둔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는 전 세계 공통현상으로, (우리나라는)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