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높은 분'들 모두 무혐의…정의로운 결론·진정한 법치인가?"

입력 2023-01-13 15:02:23

이태원 참사 특수본 수사 결과 비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3일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결과를 두고 "진정 정의로운 결론이며 이것이 진정 법치인지 많은 국민이 의문과 분노를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정안전부, 경찰청, 서울시의 '높은 분들'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초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셀프수사에서 과연 책임이 명확히 밝혀지겠느냐는 의구심과 우려가 컸다"면서 "법적 책임을 넘어선 의문이 여전히 있다"고 운을 뗐다.

특히 그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고 그냥 넘어간다면, 이것이 진정 정의로운 결론이며 이것이 진정 법치인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8명의 시민들이 희생 당하고,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바로 곁에 있던 친구를 잃은 고통에 짓눌리다 한 청년이 세상을 떠난 이 참사에 대해 국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라면서 "특수본 수사를 점검하고 기소 등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검찰에게 넘어갔으니 행정안전부장관, 경찰청장 등 '높은 분들은 과연 책임이 없는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헌법상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최종책임을 진 윤석열 대통령께서 무엇이 과연 정의로운 것이며, 무엇이 국민의 아픔에 답하는 길인지 숙고하시고 응답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 1일 501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은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용산소방서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74일간 수사했고,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총 23명(구속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날 특수본은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용산소방서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74일간 수사한 결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총 23명(구속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등은 재난안전법상 특정 지역의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의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가 24명 입건, 6명 구속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함으로써 74일간의 수사를 사실상 종료했습니다.
특수본이 입건한 대상은 모두 경찰, 용산구청, 소방의 실무책임자들입니다.
행정안전부, 경찰청, 서울시의 '높은 분들'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내렸습니다.
당초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셀프수사에서 과연 책임이 명확히 밝혀지겠느냐라는 의구심과 우려가 컸습니다.
이제 특수본 수사를 점검하고 기소 등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검찰에게 넘어갔으니 행정안전부장관, 경찰청장 등 '높은 분들은 과연 책임이 없는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습니다.
법적 책임을 넘어선 의문이 여전히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8명의 시민들이 희생 당하고,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바로 곁에 있던 친구를 잃은 고통에 짓눌리다 한 청년이 세상을 떠난 이 참사에 대해 국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합니까?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행정안전부장관과 경찰청장, 이런 분들이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면서 그냥 넘어간다면, 이것이 진정 정의로운 결론이며 이것이 진정 법치인지...
많은 국민들과 유가족들은 풀리지 않는 의문과 분노를 안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헌법상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최종책임을 진 윤석열 대통령께서 무엇이 과연 정의로운 것이며, 무엇이 국민의 아픔에 답하는 길인지 숙고하시고 응답해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새해가 밝아도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2022년 10월 29일 밤의 고통 속에 갇혀 있는 유가족들에게 부디 최선의 답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