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독직폭행 사건은 자국민 역차별"…대구 도심 '헤이트 스피치' 논란

입력 2023-01-12 17:38:53 수정 2023-01-12 22:24:31

난민대책국민행동 "이슬람 사원 주민 및 경찰관 지지…자국민이 우선해야"
인권단체 "기저에 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 담겨, 제지할 방안 있어야"

12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12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난민대책국민행동'과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현장 인근 주민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김윤기 기자

최근 대구에서 벌어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강북경찰서 독직폭행 사건이 자국민 역차별 논란과 함께 외국인을 향한 혐오 표현으로 번지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지만 수위가 심한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난민대책국민행동과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인근 주민들이 사원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난민대책국민행동은 "종교의 자유는 대현동 주민들이 아니라 이슬람 사원 건축주 쪽에 주문해야 한다"며 "다른 종교를 탄압하고 여성을 심각하게 차별하고 있는 이슬람이야말로 우리 헌법 정신과 반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슬람 사원 건축 중지·철거하라', '자국민이 먼저다', '상호주의 없는 이슬람 반대'라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후 4시쯤에 대구지법으로 이동해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북경찰서 형사들에 대한 선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난민대책국민행동 측은 "태국인 마약 사범을 체포한 경찰관들에게 상을 줘도 모자랄 상황에 징역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피해는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집회를 두고 외국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가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해외 유학생들에게 헌법상 가치인 종교의 자유를 비롯한 천부인권을 똑같이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외국인을 차별하고 하대하는 인식을 바탕에 둔 퇴행적인 집회"이라며 "지역 사회 외국인들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도 우리나라가 다원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주장은 공개적으로 할 수 없게 입법을 통해 제지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