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와 전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기영(31)의 동거녀 시신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범죄 전문가가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양형에 유리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엉뚱한 곳을 지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7일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기영이 전 동거녀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해 "이 장소마저도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이기영이라고 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허언증의 증상도 농후하고 또 어떤 측에서는 이른바 리플리증후군이라고 하는 것까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기영은 본인을) 건물주, 재력가라고 얘기하고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다른 엉뚱한 얘기를 하는 등 이 점이 어떤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전략적일 가능성도 있다"며 "과거에 여러 가지 형태의 거짓말을 많이 했던 모습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시신 수색에 난항을 겪는 현 상황에 대해 "결국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하는 증거는 자신의 자백밖에 없는데 법리상 자백만으로는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없다"며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기영은 결국 살인에 고의도 없었고 단순한 상해치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시신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상해치사의 혐의를 입증하기도 녹록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 거짓말을 상당히 교묘하게 하면서 이 사안에 있어서는 무죄를 받으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심증은 있지만 시신이 없게 되면 무죄로 양형이 결론 난 판례가 상당 부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하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를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전날 이기영과 함께 이기영이 시신을 묻었다고 진술한 공릉천 일대 수색 현장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당시 이기영은 손으로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기영이 지목한 곳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이 진행됐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경찰은 이날도 기동대 등 인력 100여명과 드론을 투입해 주변 수색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 여름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중 수색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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