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시간관념이 부족한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요?

입력 2023-01-16 06:30:00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즐기는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즐기는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Q. 아이가 평소에 시간관념이 부족한 편입니다. 늦잠으로 학교를 지각하는 때도 잦고, 숙제나 맡은 역할 등 스스로 해야 하는 일도 대체로 기한보다 늦어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는 일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제가 옆에서 해야 할 것들을 점검하면서 제때 해내도록 도와주었는데, 언제까지 부모가 일일이 도움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시간관념은 자기조절 능력에 달려 있어

모든 사람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저마다의 기질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매사에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면모나 느긋한 대응, 무언가에 몰두하면 다른 일들은 돌아보기 어려워하는 모습 등은 시간관념에 영향을 주는 기질이나 성격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러한 특성을 지녔다 해서 시간을 지키거나 해야 할 일을 기한 안에 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지켜보는 부모로서는 답답하기 마련이죠.

사실 일상생활 속에서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간관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시간을 지키려면 아이는 사전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알맞은 계획을 수립해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데 소위 시간관념이 부족한 아이들은 이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생활 속에서 무언가를 계획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인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자기조절 능력을 갖춘 아이에게는 자연스레 시간관념도 형성됩니다.

자기조절 능력은, 타고난 기질이나 성향에 따라 키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자기조절 능력 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부모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자녀의 자기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거나 너무 엄격하게 자녀를 통제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 뭐든지 부모님이 들어주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 뭐든지 내 뜻대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둘 다 자기조절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고 아이의 자기조절 능력은 발달하기 어렵습니다.

◆자율성과 선택권 부여하기

아이들은 자신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존중된다고 느낄 때 건강한 발달 욕구를 보입니다. 따라서 등교 시간 지키기나 숙제하기와 같은 학교생활에서의 과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놀이 시간, 물건 구매 등 일상의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부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자율성을 꾸준히 연습하면 아이는 학교생활에서 스스로 지켜야 할 규칙들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를 자율적으로 지키려는 마음을 먹게 됩니다.

자율성을 처음 연습할 때는 자녀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큰 범위의 선택권을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원하는 것을 하도록 제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제한 없는 자유를 주면 오히려 아이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혹은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을 먼저 구분해 주는 것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였을 때 아이는 포기해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별할 줄 알게 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활동, 영역 등은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책임감을 동시에 키워야

어린 학습자일수록 자기조절 능력을 스스로 지켜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성의 연습 초반에는 계획을 지켰을 때의 보상이나 책임 등에 대해 사전에 자녀와 함께 의논하여 설정하면 자기조절 능력을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례로 TV 시청,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 등에 대한 자녀의 결정을 모든 가족 앞에서 공표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다음날 사용 시간을 줄이는 방법 등을 자녀의 동의를 받아 결정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약속이나 규칙의 준수 여부를 일일이 점검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으니 체크리스트 등 각 가정에 맞는 점검 방법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제재를 해야 할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이때 "그래, 네 마음은 알아. 하지만 함께 약속하고 결정한 대로 여기까지만이야"와 같이 먼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 주고, 명확한 규칙과 기준은 상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재나 제한을 가할 때는 안 되는 이유도 분명하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도 함께 지켜나가는 규칙

분명한 사실은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자기조절 모델은 바로 부모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와 함께 만들고 실천하기로 한 규칙이나 기준, 해야 할 일 등은 신중하게 생각한 뒤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함께 만든 규칙이나 기준은 부모가 먼저 모범이 되어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는 아이에게 '지켜야 하거나 해야 할 일들은 꼭 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대구광역시교육청 학부모고민 들풀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