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권주자들을 관저로 초청하는 이른바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는 시점에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친윤계 교통정리에 직접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 대표 조건과 관련해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주장했다. 권 의원은 "대권 욕심이 당의 이익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며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면 공천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범친윤계로 묶이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까지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던 권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윤심(尹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권 의원을 시작으로 친윤계 교통정리에 착수, 여권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은 불과 그저께(3일)까지 전당대회에 출마하니 도와 달라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는데 오늘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한 건 그 사이 윤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권 의원의 불출마로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본격화하는 김기현 의원에게 윤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정치를 통해 교통정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안철수 의원 부부를 관저로 초청해 조만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고, 곧이어 나 부위원장도 초청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미 지난달 17일 관저에 초대돼 부부 동반 만찬을 한 바 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안 의원과 나 부위원장에게 불출마 권고 후 입각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김 의원 중심의 단일화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는다.
김철현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대표는 "전당대회 룰을 바꿔도 '낙점후보'가 뒤쳐지니 앞선 후보들을 직접 교통정리 하려는 것"이라며 "안 의원과 나 부위원장을 관저로 불러 입각 등의 보상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 대통령이 오히려 윤심 없는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 관저 정치를 본격화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윤 대통령의 잇따른 관저 초청과 관련해 "'윤심을 독점한 후보가 없다. 그리고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다. 대통령 의식하지 말고 페어플레이를 해라'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