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서→인기서로 거듭난 대구 서부경찰서…재건축·재개발 덕분?

입력 2023-01-05 16:47:49 수정 2023-01-05 22:04:53

서부서, 최근 인기 근무지로 희망 1순위 급부상
정비사업으로 인구 교체…생계형 범죄 줄어

총 8천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서구 평리뉴타운 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은 2020년 11월. 매일신문 DB
총 8천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서구 평리뉴타운 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은 2020년 11월. 매일신문 DB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의 대표적인 '기피' 경찰서였던 서부경찰서가 최근 일선 경찰의 '희망 근무지 1순위'로 거듭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거주 인구가 교체되면서 생계형 범죄가 줄어드는 변화상이 지역 사회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5일 대구경찰청 '서부서 희망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4건에 불과했던 서부서 1희망은 2019년 34건, 2020년 45건, 2021년 63건, 지난해 64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대구경찰청은 직원들의 선호도를 공개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서부서의 인기는 그 중 최상위에 해당한다고 귀띔했다.

서구는 노인과 저소득층이 많아 주취 시비, 폭력 등 까다로운 사건이 많은 것으로 유명했다. 강력 범죄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생계형 범죄나 폭행, 가정 폭력, 독거노인 변사 사건 등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사건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 서부서 내부의 평가다. 신고 수 자체에 큰 변화는 없지만, 예전보다 다루기 어려운 사건은 크게 줄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반응이다.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역시 서구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꼽힌다. 서구는 현재 21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이 중 5곳은 이미 공사에 돌입했다. 정비 예정 구역도 9곳이다. 재개발로 기존 저소득층 주민이 서구를 떠나면서 처리하기 곤란한 생계형 범죄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서부서는 지난해 1월 치안종합성과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설립 이래 최초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치안종합성과는 경찰서 기능별로 업무성과와 지역사회 안전도, 경찰 서비스 만족도를 종합한 결과다.

서부서 한 경찰관은 "치안종합성과 1위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며 "어느 곳이나 '부서 이기주의'가 있기 마련인데, 서부서는 서로 돕는 분위기라 싸울 일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2년 전 재건축된 서부서 신청사도 인기 급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1980년 준공된 구청사는 낡은 4층 건물에 안전 D등급을 받아 시설에 문제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청사 말기에는 별관에 물이 새는데 양동이를 받치고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서부서는 대구 경찰서 중 가장 높은 층수(7층)에 최신식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서부서가 주변 근무 여건, 청사 신설, 주거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비선호에서 선호로 바뀌었다"며 "서부서로 배치받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건축 전 대구 서부경찰서 구청사. 서부서 제공
재건축 전 대구 서부경찰서 구청사. 서부서 제공
신축된 대구 서부경찰서 신청사. 서부서 제공
신축된 대구 서부경찰서 신청사. 서부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