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프로의 골프미학] <7>겨울 골프 특징과 잘 치는 법

입력 2023-01-05 15:02:52 수정 2023-01-05 17:22:16

‘여우’ 변상독 골퍼 “얼어있는 해저드까지 활용하라!”
구력 26년차 임관동 골퍼 “10~20m 앞 지점을 공략하라”

겨울 골프는 고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추위와 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더불어 부상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카스코
겨울 골프는 고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추위와 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더불어 부상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카스코

"전략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그린이 얼어있는 경우 당연히 짧게 공략해야겠죠."

새해 초 변상독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봉사회장은 군위 오펠GC에서 꽝꽝 얼어있는 해저드로 간 공이 튀어서 홀컵 3m 옆에 기가 막히게 붙였다. 동반자들은 '행운'이라 여겼지만, 본인은 그게 아니었다. 얼어있는 해저드 지점 어디에 떨어뜨릴 지까지 계산했다. 겨울 골프에서도 평균 타수 이상을 치지 않는 구력 26년차 임관동(58) 골퍼는 "얄미울 정도로 전략적으로 계산해 쳐야 한다"며 "일단은 영하의 날씨인 경우 그린 앞 10~20m 지점에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만 되면 잘 되던 골프도 이상 신호가 오는게 정상이다. 추워서 정상적인 스윙이 나오지 않는데다, 곳곳에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너무 추운 날은 가능하면 필드에 나가지 않는 것이 사실 정답이다. 하지만 삼한사온(三寒四溫) 제법 따뜻한 날씨도 있으니, 오전보다 오후 티에 나갈 때는 전략을 단단히 세우고 가는 편이 좋다.

겨울철 골프를 두려워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기온이다. 영하의 날씨는 신체적 근육의 경직을 가져온다. 그리고 추위를 감싸기 위한 두터운 옷들도 스윙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저런 이유로 겨울 내내 골프장을 찾지 않고, 연습에만 몰입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현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

필드 감각은 반드시 페어웨이와 러프, 벙커 그리고 그린 위에서 습득되는 필수요건임을 감안할 때, 겨울철 공백은 골퍼에게 치명적인 실력부재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의 감각은 추위와 더위를 뛰어넘어 연속성을 지니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겨울 필드골프는 너무 추운 날에는 나가지 않는 상책. 나가게 될 경우엔 단단히 준비하고, 여우같은 전략이 필수다. 황환수 프로 제공
겨울 필드골프는 너무 추운 날에는 나가지 않는 상책. 나가게 될 경우엔 단단히 준비하고, 여우같은 전략이 필수다. 황환수 프로 제공

겨울철 따뜻한 동남아로의 해외골프도 골프감각을 유지하며 연속성을 가지는 좋은 방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골퍼의 처지에서 굳이 해외로 떠나지 않더라도, 일기예보를 면밀히 살핀 후 라운딩 날짜를 예약하는 지혜를 발휘하자. 자칫 뒤처질 수 있는 골프 감각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방편이 될 수 있다.

만약 엄청 추운 날씨에 피칠 못하게 나가야 하는 라운딩이라면, 그나마 차선으로 스윙패턴을 잃지 않은 채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골프장비를 제외한 옷가지 착용 방법. 일단 웃옷은 얇고 가벼운 면티를 두세겹으로 껴입는다. 그리고 옆구리가 조이지 않는 탄력있는 방풍옷을 입고 반드시 부착용 핫팩을 등과 가슴쪽에 붙여 보온을 유지하는 편이 좋다. 목에 걸치는 워머는 착용하더라도 탈부착이 용이한 것이 좋다. 목보호대는 스윙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가장 크게 방해하는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반면 아래옷은 겹겹이 껴 입는 것을 삼간다. 요즘 가볍고 보온이 잘되는 오리털바지나 솜바지들이 하체의 체온을 유지하는데 딱 제격이다. 하체의 근육을 지나치게 쪼이거나 들러붙는 속옷은 스윙에서도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더해져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하기 일쑤다.

드라이버나 티샷은 미리 자신에게 맞는 높이의 고무티를 준비해 굳이 언땅에 티를 꼽는 번거로움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아이언 클럽의 경우에도 조금은 짧게 잡고,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미스샷(OB, 해저드, 뒷땅, 뽕샷 등)으로 인한 멘탈 이상과 금전적 피해(돈내기)를 막을 수 있다.

제일 염두해둬야 할 것은 역시나 마인드 컨트롤. 겨울 골프는 마음을 비우고 가야 한다. 좋은 스윙은 지나친 상상이나 욕망을 제거할 때, 발견할 수 있는 드문 경험이다. 잘 쳐야겠다는 의지보다 각종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여가며, '매홀 1타 줄인다'는 전략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