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택시기사 및 동거녀 살해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영에 대해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까지 포함해 3가지 유형이 다 짬뽕된(합쳐 섞인) 타입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수정 교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같이 분석하면서도 "그들(유영철, 강호순, 정남규)보다는 훨씬 더 인스턴트(간단한, 즉흥적인, 쉽게 등의 표현으로 추정)하고 치밀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이기영의 범행에 대해 평가했다.
그는 "(이기영이)만남도 굉장히 즉흥적으로 하고, 결혼한 적은 있으나 오래 가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대부분 도우미(접객원) 여성들을 접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에 대해 제대로 형성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이런 것들이 전 연쇄살인범죄와는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단히 즉흥적이고 인스턴트한 만남에 집착했던 사람이고, 또 거기서 생활비를 조달하려고 했다는, 그런 것들이 이 사람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교수는 이기영이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 및 실행한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과 구별되는 점으로 범행에 쓴 둔기를 집에 놔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다.
이수정 교수는 "시신을 차후 유기하기 위해 옷장 안에다 보관했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닌데, 둔기까지 함께 집안에 놔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쇄 살인범들을 둔기에 대한 집착이 있다. 본인이 사용하기에 굉장히 간편하고 용이하고 상대를 제압하기에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둔기는 쉽게 유기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보통 1회 살인사건의 경우 흉기부터 없애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기영이) 증거물이 가득 있을 흉기를 집에 보관해놨다는 부분은, 쓸모가 있지 않은 이상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보관의 수벽 같은 것을 갖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기영이 동거녀의 시신을 앞서는 경기 파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했으나 최근 "땅에 묻었다"고 번복하는 등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점을 두고 이수정 교수는 "시신(을 묻은) 장소는 더이상 바꿀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예상하면서 "오늘 검찰로 송치되면 상당히 절박한 심정으로 바뀔 것이다. 주요 범행 사실에 대해 번복했다가는 본인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재판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제부터 확실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얘기하는 시신 매장 장소는 정확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수정 교수는 1주 전 이 방송에 출연했을 당시 "추가 희생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만약 택시기사가 사망한 사건으로 검거되지 않았으면, 이런 사람들은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고, 또 지금 동거녀가 사망한 이후에 택시기사의 신용카드를 절취할 때까지 기간이 꽤 길었다"면서 "그러면 그 생활비 조달을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면 이 사람 씀씀이로 추정해 볼 때 생활비에 쪼달렸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활비 조달을 위해)또 다른 희생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를 염두에 두고 경찰이 DNA(유전자)가 현출될 수 있는 집안의 모든 물건을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방송이 나간 후 이기영은 검찰로 송치되며 "추가 피해자는 없느냐"는 언론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수정 교수의 분석과 여전히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확인된 희생자 2명(택시기사, 동거녀) 외에 추가 희생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경찰은 이기영의 집에서 발견된 혈흔과 머리카락 등의 DNA 국과수 분석 결과, 여성 3명과 남성 1명의 DNA가 확인됐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수정 교수가 언급한,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 연쇄살인범들은 2004~2008년에 잇따라 등장해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0여명을 살해했다. 200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70대의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60대의 부인을 둔기로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각지에서 대부분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붙잡히기 직전이었던 2004년 3~7월에는 전화방 접객원과 출장마사지사 등 직업을 가진 20대 여성 10명을 불과 며칠 간격으로 살해하고 토막살인 등 시신 훼손 및 유기를 하는 등 경찰의 눈을 장기간 피한 치밀한 범행이 밝혀지며 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유영철은 2005년 6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17년여가 지난 현재 여전한 사형수로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강호순은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와 강원 일대에서 군청 공무원, 노래방 접객원, 여대생, 주부 등 20~50대 부녀자들만 골라 모두 8명을 납치 및 살해, 지난 2009년 4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항소했지만 2009년 7월 2심(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어 상고(대법원 3심 재판 요청)를 하지 않았다. 이같이 사형이 확정됐으나 유영철과 마찬가지로 13년여가 지난 현재 계속 사형수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정남규는 유영철과 비슷한 시기인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13명을 살해했다. 유영철을 일종의 라이벌로 삼았으며 조사 과정에서 "1천명을 채워야 하는데 채우지 못하고 잡힌 게 억울하다"고 진술해 재차 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2007년 4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은 후 복역 중 2009년 11월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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