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탑승 놓고 교통공사와 대치…12시간 넘겨

입력 2023-01-02 20:43:34 수정 2023-01-03 12:55:51

13일 만에 시위 재개…교통공사, 퇴거 요구 후 탑승 저지

지하철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 진입하려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을 막기 위해 승강기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 진입하려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을 막기 위해 승강기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저지하려는 서울교통공사 측과 현재 12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9시13분쯤 삼각지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첫 탑승 시도를 저지당한 이후 오후 8시쯤까지 약 11시간째 열차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에서는 휠체어를 탄 활동가 70명을 포함해 최대 190여명이 모였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활동가들은 오전 8시 10분쯤 역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 5분 이내로 안전하게 지하철을 타는 선전전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서울시도 조정안을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오전 9시 13분쯤 회견을 마친 뒤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열차에 탑승하려 했다.

공사 측은 박 대표가 기자회견을 할 당시부터 1분 간격으로 발언을 끊어가며 시위 중단과 퇴거를 요구하는 안내방송을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이 탑승을 시도하자 스크린도어 앞에 있던 공사 직원이 직접 탑승을 저지했다. 공사 측이 본격적인 승차 저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삼각지역에 기동대 8개 부대를 투입한 데 이어 오후에는 기동대 11개 부대와 1개 제대를 투입했다. 오후 3시 2분에는 시민 안전을 이유로 당고개행 지하철 4호선 1대가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오후 6시부터 퇴근길이 시작되면서 지하철에서 내리려는 시민들과 전장연 활동가, 경찰 등이 뒤엉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속적인 탑승 시도로 교통공사는 4호선 당고개행 방면 열차의 삼각지역 무정차 통과를 21시 15분경 재개했다가 21시 50분경 중단하기도 했다.

교통공사는 철도안전법을 근거로 전장연 탑승을 거부하는 한편 전장연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하기로 했다. 삼각지역장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수십 차례 "역 시설 등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