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병원 등 전국 9곳이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의료기관의 진료 손실을 보상해 줌으로써 소아 진료 기반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다. 전국 대학·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 대비 지원율은 2019년만 해도 80% 수준이었지만, 2021년 38%, 2022년 27.5%까지 떨어졌다. 올해 전반기 지원율은 16.6%에 불과하다.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시범 운영은 우선 급한 대로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볼 수 있으나 더 진화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산부인과, 일반외과, 흉부외과 등 필수 진료과의 정원 미달 현상은 근본적으로 의료수가가 낮고, 환자 수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전국의 시골 지역에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경쟁이 덜한 전공 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지역 의대를 신설하거나 지역 정원 제도를 두어서 의사 면허 취득 후 몇 년 동안 시골 지역에서 근무하자는 안도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좋은 대책도, 근본적인 대책도 아니라고 본다.
의대 정원을 늘려 공급이 많아지면 없던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현재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 환자와 병원의 암묵적 동의하에 실손보험 빼먹기 등이 이를 보여준다. 의대 정원 확대는 과잉 의료의 사냥감이 될 뿐이다. 지역 의대 신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의무적으로 시골 마을에 근무한다지만 그 기간을 채우면 대도시로 떠나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사 숫자가 부족하다기보다 전공별 배분, 지역별 배치 불균형이 심각하다. 대도시에 근무하는 의사와 시골에 근무하는 의사의 수입 차이가 엄청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시골 진료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 진료 과목별 수입 차이도 마찬가지 결과를 낳는다. 필수 진료과목 의료수가를 인상하고, 인구수를 기준으로 지역별 의료수가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이 전 국민 건강보험 취지에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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