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건강보험 개혁은 필수"…'文케어' 폐기 공식화

"인기영합 정책 국민 희생 강요"
13일 국무회의서 건강보험 및 노동시장 개혁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건강보험 개혁과 함께 새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노동시장 개혁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한 사실상 폐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5년 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건강보험 급여와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강보험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통해 절감한 재원으로 의료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분들을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중증 질환처럼 고비용이 들어가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보험 제도의 요체"라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재고하고, 중증 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연구회)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내놓은 정부 권고안에 대해서도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고안에는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높이고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포함돼 있다.

윤 대통령은 "권고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건강보험 및 노동시장 개혁을 특별히 언급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윤 정부는 무엇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이는 미래세대들을 위해 지금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고 그런 만큼 속도감 있게 개혁 과제들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의 첫 예산안이 법정 기한(12월 2일)을 열흘이나 지났지만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중고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해 건전재정으로 전환하고, 절감한 재원은 철저하게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경제 회복을 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예산을 편성했다"며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모두발언에서 "집무실에 우리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를 담은 보드를 세워놓고, 규범화된 정책 방향을 염두에 두고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며 "국무위원들께서도 120대 국정과제 책자를 늘 보고, 또 완벽하게 꿰고 있어야 한다.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