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농성까지' 건설업계 불황 속 하도급 업체 경영난 심각…원청업체 ‘이중고’

입력 2022-12-10 23:03:34 수정 2022-12-11 18:10:17

금리인상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모든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도 임금 체불 등과 관련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구 동구 한 건설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과 관련하여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1명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10시간여 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곳은 화성산업이 시공 중인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오전 8시경 근로자 A씨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후 지난 10월(1개월치) 임금이 체불되었다며 H산업에게 해결을 요구해 온 것이다.

이 농성은 하청업체의 임금체불이 원인이 됐다. A씨가 근무하는 하청업체 B건설사의 대표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원청업체 H사가 지급한 공사 대금을 가지고 잠적해버린 것이다. 원청업체 화성산업은 지난 11월 18일 이미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잠적 이후 원청업체 화성산업은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하청업체 B사 대표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를 강력하게 요청하였지만 B사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청업체 화성산업은 대승적 차원에서 하청업체 B사를 대신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대위변제 하기로 하고 실무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산업은 지난 7일부터 현장 팀별로 근로자에 급여 지불을 위한 통장사본과 신분증 등 관련 서류를 접수 받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근로자 생활 안정에 최우선적으로 도모하기 위하여 사실상 임금을 2차례 지급하게 되는 셈이지만 우선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며 "회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건설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일과 관련해 대구 부동산 시장에 큰 사고가 발생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어 건실한 대구 건설업계에 부정적 이미지까지 덮어씌워지고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 건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건설업계가 부동산 침체와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화성산업은 전국 시공 순위 40위권의 대구지역 대표 건설 업체이고 차입금 없는 건설회사로 전국 최고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면서 "이번 일로 화성산업 이미지 뿐만 아니라 건실한 대구 지역 건설업체에 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성산업 핵심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정상 지급하고도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해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하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기에도 바쁜 상황에 가짜뉴스까지 신경 써야 하는 지금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