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수입 주류 선호 늘어
제로투·불로썸·지역 수제맥주 등 젊은 입맛 마케팅으로 활로 모색
취향을 반영한 안주 페어링과 다양한 레시피를 제조하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로 와인과 위스키 등 수입 주류가 인기를 끌면서 난관에 봉착한 국내 주류업체가 제각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경북 주류업체인 '금복주'와 '대구탁주합동' 등은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는 데 주력한다. 젊은 세대 입맛에 맞춘 마케팅으로 '기성세대를 넘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술'로, 지역 술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과거 소주시장 호령' 이미지 탈피 나선 금복주

'깨끗한 아침, 참'으로 이름을 바꾼 '참소주'로 한때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2위를 점령한 금복주. 금복주는 '1970~1980년대를 주름잡은 소주'라는 이미지 탈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금복주가 지난 9월 출시한 소주 '제로 투'(ZERO 2)는 외관부터 내용물까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맞춤형이다.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소주를 선보이기 위해 검은색과 흰색으로 띠지를 디자인했다. 병도 소주를 대표하는 초록색이 아닌 투명색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한정판을 내놨다. 초록색 혹은 빨간색 바탕에 눈사람, 루돌프, 산타 캐릭터를 배치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렸다. 용기 디자인이 화려한 음료 병은 내용물을 다 마신 뒤에도 버리지 않고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추세를 고려했다.
광고 모델도 눈에 띈다. 금복주는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아린'과 함께 여행 유튜버 '곽튜브'를 제로 투 모델로 세웠다. 그동안 소주 모델을 '대세 미녀 연예인'의 전유물로 여긴 것과 대비된다.

제로 투라는 이름은 '당류 2가지 무첨가', '증류 원액 2가지 혼합'이라는 특징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과당과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 열량을 낮췄고, 찹쌀과 쌀 증류 원액을 섞어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금복주는 제작 과정부터 젊은 층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대학생 마케터'를 모집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출시 시점부터는 '제로 투 서포터즈'와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 90여 명이 참여한 서포터즈 1기는 지난달 활동을 마쳤고, 2기는 내년 상반기 발족할 예정이다.
◆막걸리도 젊은 소비자 주목, 대구탁주 '불로썸'

막걸리 소비층도 젊어지고 있다. '농민의 술', '어르신의 술'로 인식된 막걸리가 변신을 거듭하면서다. 대구탁주합동도 젊은 소비자에 주목했다. 지난 9월 내놓은 '불로썸 생막걸리'는 꽃을 연상케 하는 제품명과 분홍색 띠지가 인상적이다. "젊음과 여심을 사로잡겠다"는 포부에 걸맞다.
불로썸 생막걸리 도수는 대구탁주합동 대표작 '불로 생막걸리'를 포함해 일반적인 막걸리 도수(6%)보다 낮은 5.5%다. 국내산 쌀을 100% 사용하면서 도수를 낮춰 구수하고 달달한 풍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대구탁주합동은 자체 실험실에서 배양한 생효모를 숙성해 빚은 '웰빙(well-being) 막걸리'를 추구한다. 생막걸리는 장기간 보존·유통하기 위해 살균 처리한 시판 막걸리와 달리 위장에 좋은 효모가 살아 있어 건강주로 여겨진다.
◆'대경맥주'·'대도양조장' 등 지역 수제맥주 약진

비교적 최근 지역에 들어선 수제맥주 제조사도 약진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금포리에는 2015년 설립한 '대경맥주'가 있다. 대경맥주는 삼성라이온즈파크, 칠성시장 야시장 등으로 제품 공급처를 넓혀 왔다. 지난 2020년에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디 퍼스트'(D FIRST)에서 대구맥주로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2019년 대구 중구 대봉동에 들어선 '대도양조장'은 방천시장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대도양조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비어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최고 브루펍'으로 선정된 곳이다. 대도양조장이 출품한 '대도 골든에일'은 골든에일 부문 금상(1위)을 수상했다.
이처럼 업체들은 열악한 수제맥주 생산 여건 속에도 대중에 친숙한 '라거'뿐만 아니라 '에일', '바이젠' 등 다양한 종류를 생산하면서 전문성을 드러내고 있다. '수제맥주산업발전협의회'로 뭉친 이들 업체는 벨기에 트리플 에일(Belgian Triple Ale) 타입 등 수제맥주 3종을 개발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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