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씨마른 TK…상임위원장도 '가뭄에 콩 나듯'

입력 2022-12-07 17:16:44 수정 2022-12-08 15:10:38

총선마다 현역 물갈이돼 3선 이상 부족…TK 정치권 영향력 감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선출된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명단이 본회의장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선출된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명단이 본회의장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구경북(TK) 정치권에 3선 이상 중진의원이 부족한 탓에 국회 상임위원장을 '가뭄에 콩 나듯' 배출하는데 그치고 있다. 총선마다 반복되는 현역의원에 대한 무차별적 물갈이가 TK 정치권의 영향력 감퇴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2023년 9월부터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5월까지 기재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현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올해를 끝으로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

현재 여당 원내대표로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까지 포함하면, TK 정치권은 21대 국회 4년 동안 25명의 의원 중 단 3명의 상임위원장을 배출하게 된다. 통상 상임위원장은 3선 이상 중진의원이 선수와 나이순으로 맡는데, TK 정치권은 상임위원장 후보군의 절대적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경북은 3선 이상 중진의원이 전무해 21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PK)은 여야를 통틀어 40명의 의원 중 10명의 상임위원장을 배출한다. PK 정치권에서 3선 이상 중진은 모두 14명으로 이 가운데 4~5선을 제외한 3선 의원 전원이 상임위원장에 두루 배치됐다.

대한민국 국회는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에서 법률안을 심사하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채택함에 따라 상임위원장은 '국회의원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당연히 지역의 핵심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도 지역 출신 상임위원장을 다수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TK는 총선마다 현역의원에 대한 '싹쓸이식 물갈이'의 대상이 되는 탓에 상임위원장 후보군인 3선 이상 중진을 좀처럼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 21대 총선에선 '막장 공천'이라는 지역사회의 비판에도 무리한 물갈이를 강행, 현역의원 10명이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불출마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초·재선과 중진의 비율이 다른 지역처럼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TK는 항상 현역의원 교체 대상이 되면서 이 비율이 9대1까지 벌어졌다"며 "결국 상임위원장과 같은 주요 국회직에도 진출하지 못하며 TK 정치권의 영향력이 감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