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임재, 경비기동대 요청 지시 확인 안 돼"…이 전 서장 주장과 배치

입력 2022-11-25 14:54:28 수정 2022-11-25 15:00:53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요청' 지시 받았다는 진술 없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조사받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조사받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으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 전 서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특수본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5일 서울청 마포청사 브리핑에서 "(이 전 서장) 본인의 진술 외에, 이 전 서장이 경비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경찰청 특별감찰팀, 특수본의 조사 내용을 다 포함해서 말해도, 최종적으로 이 전 서장으로부터 지시받았다는 사람은 없다"고 확인했다.

다만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드릴 내용이 아니다"고 답했다.

앞서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참사 발생 나흘 전인 지난달 25일 핼러윈 기간 안전대책 차원에서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으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전 서장은 '서울청에 기동대를 배치해야 한다는 요청을 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여러 차례 요청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제가 용산서112상황실에 핼러윈 축제 관련해서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112상황실장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서울청이 (참사) 당일 집회·시위가 많아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왔었다"며 "서울청에서 기동대 지원에 대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때문에 지원이 힘들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 서면 답변 자료에서 "서울청 112상황실과 경비과에 재차 확인한 바, 핼러윈과 관련해 용산경찰서에서 경비 기동대를 요청받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이 전 서장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했다.

김 청장은 앞서 이달 7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도 '용산서가 교통기동대만 요청했고, 경비 목적의 기동대를 요청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었다.

한편 특수본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했던 이태원 참사 현장 재구성 3D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난 24일 전달 받아 사고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과수는 참사 현장 인근에서 수거한 폐쇄회로(CC)TV와 SNS 영상, 도로 경사도·폭 등 감식 결과를 토대로 사고 전후 인파 군집도 변화와 피해자들이 넘어지기 시작한 지점 등을 분석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발표하는 시점에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참사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류 총경에게 보고를 늦게 한 혐의로 전날 입건된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도 이날 함께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