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고등학교 219곳 중 '환경' 선택한 학교 30곳에 불과
환경 교사 대구 3명 중 2명 기간제, 경북은 아예 없어
"교육과정 총론 목표에 환경교육 제시돼야"
기후 위기 시대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역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과목을 전공한 교사가 환경 수업을 맡는 등 환경 교육이 부실하게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대구 중학교 중 선택과목으로 '환경'을 고른 학교는 5.6%(125곳 중 7곳)에 그쳤다. 고등학교도 24.5%(94곳 중 23곳)에 불과했다. 경북 역시 중학교 8.6%(267개 중에서 23곳), 고등학교 36.2%(185곳 중 67곳)만이 환경 과목을 수업하고 있다.
환경은 제6차 교육과정이 시작된 1992년 선택과목으로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교과목 위주로 수업 시수가 배정되고, 다양한 선택과목 중에서도 환경은 인기 과목이 아니어서 이를 선택한 학교는 소수다.
환경 교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4년제 교사 양성 대학교에서 정규과정 교육을 이수하거나, 환경 관련 학과 및 대학원 재학생이 교직 과목을 이수 또는 기존 교사가 환경과 부전공을 이수하면 '환경 교사'가 될 수 있다.
한국환경교사모임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중·고교의 환경 교사는 전국에 41명뿐이다. 이 가운데 24명이 정교사고, 나머지 17명은 기간제다. 대구에는 현재 환경 교사가 3명밖에 없다. 경북엔 환경 교사가 아예 없다.
이 때문에 환경 과목을 선택한 학교에서도 비전공 교사가 환경 수업을 진행해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 수업 시간을 자습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환경부는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꿈꾸는 환경학교'를 선정하고 있지만, 다른 과목을 전공한 교사가 환경 수업을 담당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꿈꾸는 환경학교'로 선정된 학교 3곳 중 1곳에선 화학을 전공한 교사가 환경 수업을 맡고 있다.
신경준 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은 "환경 과목은 전공 교사가 너무 없다 보니 대부분 상치 교사(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수업을 맡는다"며 "아무나 가르쳐도 된다고 생각이 만연해 수업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고3 학생들의 경우 자습 시간으로 사용하는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와 학생에게 환경 교사가 필요하다는 인식부터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환경교육을 교육과정 총론에서 목표로 제시해 모든 교과에서 관련 단원이나 주제로 환경을 다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교육부에서 기후 위기에 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환경교육 의무 시수를 늘려 교육 여건을 갖춘다면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환경교육 선택률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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