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 32명만 질서 유지…52명은 마약단속"

입력 2022-11-07 10:05:45

이성만 의원 "2/3 정도가 마약 수사에 집중"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 일대에서 경찰이 두 손을 모은 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 일대에서 경찰이 두 손을 모은 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이태원파출소에 있던 경찰 32명만 질서 유지를 담당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참사 당일 출동한 경찰 137명 중 52명은 사복을 입은 마약단속반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경호에 치중하느라 질서유지에 누수가 생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이성만 의원(국회 행정안전원회)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참사 당일인 지난다 29일) 마약 단속에 사복형사 50명 등 52명이 투입됐다"며 "137명이 출동했는데 이태원파출소에 있는 32명의 경찰만이 질서 유지를 했다"고 말헀다

이 의원은 "사복경찰이 79명이니까 137명 중에 거의 3분의 2 정도는 마약 수사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며 "10월29일 이뤄진 마약 단속은 서울경찰청에서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은 (압사)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오후) 10시55분까지 (마약 단속) 포기를 못하고 있었다"며 사건이 10시15분에 발생했으니까 한 30분 정도 지나고 나서 10시48분 정도 돼서야 그때부터 현장 지원으로 전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약 단속에 밀려 기동대가 출동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이 의원은 "임무 없이 쉬고 있는 기동대가 있었고, 너무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빨리 출동시켜서 기동대가 질서 유지를 하면 되는데 하지 않았다"며 "마약 수사에 방해된다는 우려 때문에 기동대 출동을 하지 않은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을 갑자기 이전하다 보니 서울경찰청의 전체 경비부대에 과중한 부담이 있어서 누수현상이 있었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데, 추산으로 매일 700명 정도의 경비 인력이 동원하는 게 아닌가 판단하다"며 "위급한 상황이 있으면 빨리 투입해야 하는데 대통령 사저 등을 지켜야 하다 보니 우선 순위에서 밀리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경호처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당일 한남동 관저에 대규모 경찰 인력을 배치해 대통령을 지키느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손을 놓았다'는 식으로 관저 경비 임무가 이태원 사고의 원인인 것처럼 주장하였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이며 사실을 날조·왜곡한 선동이자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경호처는 "다양한 시설과 장비가 들어선 한남동 관저의 경우에도 각종 상황에 대비해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경찰인력을 최소한으로 운용하여 경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