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태원 참사에 '반성 모드'…당권 경쟁 숨 고르기

입력 2022-11-06 17:45:09 수정 2022-11-06 20:26:10

대통령실·당정 여론 십자포화…주요 인사 조용히 비공개 행보
전대도 예정보다 더 늦어질 듯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당의 당권 경쟁 숨 고르기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이태원 압사 참사를 키웠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당으로선 불가피하게 자세를 한껏 낮춘 반성모드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당권주자들도 당정과 대통령실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에 대한 욕심을 드러낼 경우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당내에선 이태원 압사 참사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는 당권주자들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얼굴을 알리거나 조용한 비공개 행보를 이어가면서 지지세 확산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국민의힘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이달부터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압사 참사로 전당대회 분위기는 급격히 식었고 주요 당권주자들의 행보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앞서 당의 세포조직인 당원협의회 정비가 이뤄져야 하는데 정국이 너무 어수선해서 빨라도 이번주 중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 등의 당면 현안을 고려하면 내년 2월~4월로 예상했던 전당대회 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는 이태원 압사 참사가 터진 뒤 사고수습을 당무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당력 결집과 지지율 제고를 위해 매주 지방을 돌며 당원 및 국민과 접촉면을 늘려온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일정도 전면 중단했을 정도다.

특히 당이 7일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이태원 사고특위) 구성을 의결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당 지도부가 이태원 사고특위를 중심으로 참사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권주자들도 전당대회 규칙 및 현안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기보다는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감정이 격앙된 상황이라 처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주최·주관 단체가 없는 시민들의 자발적 행사도 지방자치단체 등이 안전관리에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내용의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하며 '대안 제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분간은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작업이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겠지만 북한의 제7차 핵실험과 불안한 금융시장 등 만만치 않은 이슈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정국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