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2주·수업시간 50분…칠곡 순심여중 학부모들 단설중 전환 강력 요구

입력 2022-11-08 06:30:00 수정 2022-11-08 10:17:17

“병설 피해 온전히 학생들에게 돌아가” 서명작업 등 행동 나서
경북도교육청,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 관점서 검토 중” 설명

순심여자중학교 교사 전경. 올해 4월 1개층이 증축됐다. 순심여중 제공
순심여자중학교 교사 전경. 올해 4월 1개층이 증축됐다. 순심여중 제공

경북 칠곡군 순심여자중학교 학부모들이 단설중학교로의 전환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병설중학교 운영에 따른 피해를 학생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며 단설화를 위한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순심여중은 1977년 순심여고병설중학교로 15학급 설립인가를 받았고, 인근의 신규 중학교 개교로 1990년 9학급으로 감축됐다. 이 학교 학부모들의 단설 전환 목소리는 지난해 나오기 시작했으며, 단설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교사(校舍) 독립이 이뤄진 올해 4월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3층 건물에서 1개층 더 증축돼 순심여고와 공간적으로 완전 분리되면서다.

순심여중과 이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고등학교병설중학교의 경우 고등학교와 구별되는 중학교만의 특화된 교육과정 운용이 어렵다. 중학교 수업시간은 45분이지만 순심여중은 고등학교와 같이 50분이어서 교육수요자의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것. 병설교의 수업시간을 45분과 50분으로 분리 실시할 경우 교장 1명이 두 학교를 관리하기 힘들고, 수업이동 등 교사와 학생의 활동에도 큰 제약이 뒤따른다.

또 고등학교 중심의 학사일정 구성으로 중학교만의 교육설계가 어렵다. 실제로 순심여중은 순심여고 대입 수시일정에 맞춘 학사일정으로 인해 여름방학이 2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교육청의 학교운영 지원 예산이 단설중학교의 60%밖에 안돼 피해를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고 있다.

학부모 A 씨는 "순심여중이 단설교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은 중·고교 각각 12학급 이상 또는 전체 30학급(순심여중·고 28학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경북도교육청 내부지침 때문이다"며 "2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지침을 교육환경이 급변한 지금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은 공직자의 사고가 그만큼 경색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 B 씨는 "도교육청은 학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단설 전환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현장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순심여중은 지역 내 초등학교 여학생수 추이가 양호해 인구 감소로 인한 학급 감소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병설교가 단설교로 전환하기 위해선 일정 이상의 학급수도 중요하지만, 인적(교원) 물적(운동장·급식소·강당 등) 자원이 구분돼야 한다"면서 "(병설교 단설 전환이) 당장 실현은 어렵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