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부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핼러윈 축제는 지자체 주최가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들과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행사였던 터라 행정안전부의 '지역 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앞으로 주최가 누구든 행안부 안전 매뉴얼을 반드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은 어떤 안전 대책을 세웠는지 점검하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의 안전의식 부재는 반드시 짚어야 한다. 앞이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데도 뒤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밀려 들었다. 사고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사고 신고 2분 만에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뒤엉켜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의사 출신으로 현장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장에는 부상자, 경찰, 소방대원, 공무원 등이 투입되어 수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그 장소에서 여전히 핼러윈을 즐기는 젊은 인파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요란한 사이렌, 아비규환의 비명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말이다.
시민의식도 문제다. 압사 위기에 빠진 사람을 골목 옆 가게 난간 위로 끌어올려 구해 준 사람들과 가게를 개방해 대피를 도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게로 대피하려는 사람들을 막아선 가게도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행하는 시민이 있었는가 하면, 인근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다. 길을 비켜 달라고 고함 치는 경찰을 향해 야유를 퍼붓는 시민도 있었다. 압사 위기에 앞에서는 "뒤로"를 외치는 데, 뒤에서는 "밀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경찰과 소방은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의식·시민의식 제고에도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태원 참사는 총체적 안전불감증과 시민의식 부재가 키운 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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