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에 고개 숙인 김진태 "자금시장 혼란 초래 매우 유감"

입력 2022-10-24 17:29:36 수정 2022-10-24 18:25:50

"선후 달리해 내년 1월까지 갚을 것…GJC 회생 절차는 계속 진행"

3일 오후 강원 원주시 간현관광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3일 오후 강원 원주시 간현관광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본선 무대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혼란에 야당의 질타가 쏟아지며 여당에서도 자성론이 나오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4일 유감을 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지사가 채무불이행을 하겠다고 해서 경제 위기 자금 경색에 기름을 부었다"며 "경제관념이 없는 것인지, 정쟁을 위해서라면 경제 정도는 얼마 정도 희생시킬 수 있다는 태도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재정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벌인 전임 최문순 도지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강원도가 채무이행을 할 수 있음에도 미이행 발표로 불신 키운 데 대해서는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례적으로 자당 소속 지자체장을 향한 비판을 내놨다.

주 원내대표는 "나비의 날개가 태풍을 불러온단 사실을 명심하고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이젠 우리가 집권하면 결과의 나쁜 것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강원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채권시장이 마비되고 금융시장에 공포가 덮쳤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재정규율에 대한 원칙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김 지사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증 채무를 갚는 일정이 조금 앞당겨진 측면이 있지만 언제라도 갚아야 할 것이기 때문에 선후를 달리해 내년 1월까지 갚고, 강원중도개발공사(GJC) 자산을 제대로 팔아 보증 채무를 부담한 것 이상으로 혈세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다만 GJC 회생 절차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생 신청과 디폴트는 전혀 별개"라며 "회생법 250조에 의하면 '회생은 보증 채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로 나와 있다. 회생 신청은 계속 진행이 된다"고 부연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가 지방자치단체 보증 채권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일반 회사채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사태로까지 번졌다.

이에 정부는 전날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역시 지난 21일 채무보증 지급금 2천50억원을 예산에 편성, 내년 1월 29일까지 갚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