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떠나고 교수들은 비위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달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현실이다. 대구경북 거점국립대라는 경북대의 오늘이다. 자퇴생 숫자가 전국 국립대학 중 상위권에 오른 것부터 충격이다. 그런데 최근 6년간 각종 비위로 교수 10명이 직위해제되는 등 거점국립대 중 가장 많은 비위가 적발된 데서는 할 말을 잃는다. 교수 사회가 학교 위상 추락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 남울릉)이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9개 거점국립대의 직위해제 교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북대가 1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학교 규모가 비슷한 부산대는 단 1명이었다. 직위해제 사유를 보면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가 맞는지 되묻고 싶어진다. 연구비 편취와 부당 집행, 교수 공채 비위, 뇌물 공여 및 불법 정치자금 교부, 성추행까지 직위해제 사유에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에게 정도를 걸으라며 이끌 참스승의 모습으로 볼 수 없다.
물론 일부 교수진의 학문적 나태와 도덕적 해이다. 그러나 일부라 해도 보신주의 풍조는 만연해 있기 마련이다. 학생들이라고 모를 리 없다. 수도권 명문대로 가기 전에 학적만 잠시 올려 두고 머무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조가 나온다. 가만히 있어도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드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KTX로 서울까지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새마을호로 4시간 가까이 걸리던 시대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이런 지적이 나온 지 꽤 오래됐다는 것이다. 유력 국립대로서 한때의 명성, 상대적으로 낮은 등록금에 안주하면 결과는 뻔하다. 혁신하지 않으면 외면받는 시간만 남는다. 전체 대학 입학생 수도 줄어든다. 1990년대까지 80만 명의 수험생이 있었지만 20년 뒤면 20만 명대가 된다. 학교 시스템이 아직도 20세기에 기반을 둔 건 아닌지, 미래 경쟁력을 갖췄는지 자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원 대폭 감축도 선제적으로 검토할 일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길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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