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인이 아빠" 추모 명목 수천만원 후원금 받은 유튜버, 지명수배

입력 2022-10-20 08:01:49 수정 2022-10-20 08:19:00

음주운전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스스로를 정인이 아빠로 소개하고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양 추모에 쓰겠다며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유튜버가 횡령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20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소재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유튜버 A씨를 지명수배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정인양을 앞세워 모금한 후원금을 식사비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경찰은 "피고발인의 횡령 혐의에 대해 진술을 청취해 혐의를 검토하고자 했지만, 주소지에서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중지, 지명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던 A씨는 지난 8월 서울로 주소지를 옮겼다. 우편으로 보낸 출석 요구서는 반송됐고, 휴대전화 문자 등의 연락은 닿지 않았다. 원주소지인 광주에서도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끝에 경찰은 A씨를 지명수배했다.

A씨는 지난해 정인양을 추모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 2천600만원을 받았고, 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식비와 숙박비, 통신비, 유류비 등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후원금을 위한 계좌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 돈을 받아 개인적인 비용도 함께 인출해 쓴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내가 정인이 아빠"라고 절규하며 정인양 후원에 앞장섰다.

A씨가 계약한 갤러리는 농업용 건물을 불법으로 개조한 것으로 확인돼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 관련 의혹은 유튜버 '구제역'의 폭로로 알려졌다. 구제역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 A씨 후원금인 것"이라며 "정인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은 모두 공중분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후원금은 한 달 평균 500만원, 지금은 230만원 정도 들어온다. 다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은 유튜버이기 때문에 후원금 계좌와 개인 계좌가 같아도 별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