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했던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이 카카오가 인프라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문어발식 확장에만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카카오는 실시간 데이터 백업체계와 재난 장애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 서버가 입주한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의 SK 판교 캠퍼스 화재가 서비스 장애의 1차 원인이지만, 하나의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난 불로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18시간 넘게 오류를 빚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 서버도 이번 불이 난 데이터센터에 있었지만 타격이 적었던 것은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이원화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카카오의 이원화 대비가 취약했던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대표는 "카카오는 이원화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천재지변을 포함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무중단 서비스가 돼야 실제 이원화가 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데이터 양이 많은 것과 이원화가 되지 않은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IT(정보기술)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서버와 데이터 이원화는 기술이 아니라 돈과 시간의 문제"라며 "서버 유지 보안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관리 인력과 프로세스도 마련해야 하는데 카카오는 이런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문어발식 확장에만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캠퍼스에 첫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지만, 카카오 수준의 전 국민 서비스라면 그에 준하는 설비나 대응책을 진작에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6조1천억원, 영업이익 6천억원을 올렸다.
반면 넷플릭스의 경우 글로벌 12개 권역마다 서버를 분산해서 두고, 각 권역 안에도 물리적으로 분리된 복수 이상의 서버를 두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가 멈추는 재난 상황을 가정한 '카오스 몽키'와 '카오스 고릴라'라는 모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그 내용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