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이 철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추상 세계를 그려내는 오수환 작가의 기획초대전 '무아행(無我行)'을 20일부터 연다.
전시 주제인 '무아행'은 자신의 존재가 없는 상태가 되도록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 없이, 의도 없이 오로지 그림의 행위에만 집중하는 그의 작업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오 작가의 1980년대 작품부터 최근 작품, 드로잉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작가가 축적해온 시간과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전시 작품의 90%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당뮤지엄 관계자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예술적 수행을 이룬 작가의 행보를 주목하고자 기획한 전시"라며 "작가의 작업실에 쌓인 수많은 작품들 중 일일이 작품을 찾아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묵묵히 걸어온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전반적인 작품에서는 기호와 문자를 형상화한 획의 모양새가 돋보인다. 오래 생각하고 깊이 사유한 뒤 '매가 사냥하듯' 거침 없이 자유롭게 그려내는 것이 작가의 작업 스타일이다. 의미 없는 기호와 문자로 채운 캔버스에서 언어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 느껴진다.

1전시실에서는 그의 1980~1990년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89년 작품 '곡신(谷神·God of Valley)'은 만물이 모여드는 근원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겹겹이 쌓인 붓질의 흔적과 화폭 속 고요함을 가로지르는 검은 획들이 모여 무위자연의 모습을 나타낸다.
4전시실에 전시된 '대화(Dialogue)'는 올해 그려진 최근작이다. 화면에 가득 찬 노란빛에서 밝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지나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흰색과 푸른색 선들의 움직임은 생명력과 활기를 표출한다.
인당뮤지엄 관계자는 "작품에 층층이 쌓인 요소는 물감과 물감이, 물감과 붓이, 작품과 관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교감하길 원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처럼 보인다"며 "자신만의 언어와 방식을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해가는 대화의 결을 느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1969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오랜 세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 미술계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는데, 2006년 프랑스 매그 재단 초청으로 생폴 드 방스(Saint-Paul de Vence)에 머물며 작업하기도 했다.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2021년 경남도립미술관 '황혜홀혜(恍兮惚兮)'에 참여한 바 있다.
한편, 인당뮤지엄은 VR 전시와 영상 등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관람객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시를 감상하고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한다. 053-320-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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