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라더니…연료 12만ℓ 유류저장고 한가운데 떨어진 낙탄

입력 2022-10-12 19:51:53 수정 2022-10-12 20:37:29

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이 12일 오후 지난 4일 밤 현무미사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장을 찾아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추락해 구덩이가 만들어진 골프장 앞에서 군 관계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군에서 최초 발표했던 낙탄지점이 공군 골프장만이 아니라 400m 떨어진 유류저장고(POL)에도 추진체가 떨어져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이 12일 오후 지난 4일 밤 현무미사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장을 찾아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추락해 구덩이가 만들어진 골프장 앞에서 군 관계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군에서 최초 발표했던 낙탄지점이 공군 골프장만이 아니라 400m 떨어진 유류저장고(POL)에도 추진체가 떨어져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밤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중 발생한 '낙탄' 사고와 관련해 애초 군 발표와 달리 유류저장고(POL)에도 낙탄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김영배·송옥주 의원과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12일 강원도 강릉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내 낙탄 사고 현장을 방문해 발사대와 추진체, 탄두가 발견된 곳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부대 사격장에서 지난 4일 오후 11시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2C' 1발, 에이태큼스(ATCMS) 1발과 주한미군의 ATACMS 2발 등 총 4발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무 미사일이 발사 후 약 10초 뒤 비정상 비행을 하면서 동해상이 아닌 사격 장소 서쪽의 군부대 골프장 쪽으로 날아와 추락했다.

이날 현장 공개에서 사고 당시 미사일 추진체가 떨어진 곳은 대용량의 기름이 보관된 유류 저장고로, 추진체가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진체가 떨어진 곳 근방에는 유류 저장고와 관련한 중요 시설이 곳곳에 있고 폐드럼통 수백 개도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유류고에 저장된 유류의 양은 12만ℓ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홍균 공군 제18전투비행단장은 "유류 저장고는 폭격으로부터 방어시설을 갖췄고 화재가 발생해도 원격이나 수동으로 소화가 가능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낙탄하면서 미사일 탄두가 떨어진 곳은 군 골프장 페어웨이 한구석이었다. 골프장에서 200~300m 거리에는 생활관과 교회도 있었다.

김병주 의원은 "(사고 당시) 병사들은 물론 강릉시민들이 위험이 노출돼 있었고 당시 비가 와 유류 저장시설에 불이 안 붙은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축소하려 했던 것이며,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밤 군 당국이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 대응 조치로 발사했던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비행 후 강릉비행단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불길과 화염, 섬광, 폭발음 등이 발생해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었다.

이들은 지난 7일에도 사고 진상 조사를 위해 강릉비행단을 방문했으나 부대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현장 확인과 조사는 벌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