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수업 따라가기 힘들어" 다문화 고등학생 학업중단율 초·중학생 비해 3배 높아

입력 2022-10-11 16:51:41 수정 2022-10-11 16:55:09

2021년 다문화 학생 학업중단율 초 0.68%, 중 0.78%, 고 2.01%
중단 사유는 초·중학생은 '해외출국', 고등학생은 '학업 관련'이 가장 많아
강득구 의원 "다문화 고등학생 학업 지원 거의 없어, 세심한 학습권 보장 대책 필요"

다문화종합복지센터 대구지부에선 매주 토요일 한국 대학생들이 다문화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공부방이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종합복지센터 대구지부 제공
다문화종합복지센터 대구지부에선 매주 토요일 한국 대학생들이 다문화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공부방이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종합복지센터 대구지부 제공

다문화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이 높지만 초·중학생에 비해 관심과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초·중·고 다문화학생 16만58명 중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1천312명이었다. 학교급별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0.68%)과 중학생(0.78%)에 비해 고등학생이 2.01%로 높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대구시교육청과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이 3.90%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초등학생(1.28%)과 중학생(0.72%)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았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 0.58% ▷중학생 0.54% ▷고등학생 1.55%로, 다문화 학생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다문화 학생들의 학업중단 사유를 살펴봤을 때, 학업중단 사유 중 '해외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초등학생에서 67%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에서도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다문화 고등학생의 경우 '학업 관련'이 23%(68명)으로 가장 높았고, '검정고시' 16%(46명), '해외 출국' 15%(4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학업 관련'으로 학업을 중단한 일반 고등학생은 2019년 3천31명에서 지난해 1천781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 반해, 다문화 고등학생은 같은 기간 35명에서 68명으로 늘었다.

다문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9년째 공부방을 운영하는 이은주 다문화종합복지센터 대구지부장은 "다문화가정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자녀들이 다른 학생에 비해 학원을 적게 다닐 수밖에 없다"며 "초·중학교에선 드러나지 않다가 고등학교에선 사교육에 따른 성적 격차가 커지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특히 고등학교 공부는 입시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한데, 다문화 학부모들에겐 입시 관련 용어가 특히 어렵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학부모 모임에 참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다문화 학생 지원 예산이 대부분 초등학생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다문화학생 지원사업 예산을 학년별로 살펴보면, 전체 예산(403억4천133만5천원)에서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49%(198억1천819만원)로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중학생은 14%(57억5천592만2천원), 고등학생은 3.8%(15억3천211만2천원)에 그쳤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전체 예산 15억900만원 가운데 고등학교 예산은 1.98%(2천996만원)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 다문화 고등학생에 대한 학업 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목소리가 많은데,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특히 비대면 상황에서 학습의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학습권 보장 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